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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 경제 ‘겨울이 오고 있다’

[칼럼] 세계 경제 ‘겨울이 오고 있다’

기사승인 2018. 12. 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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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논설심의실장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 국면인지, 아니면 경기둔화 국면인지 한가하게 다투고 있기에는 벌써 세계에서 가장 경제상황이 좋다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조차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는 경고음이 여러 곳에서 들리고 있다.

미국의 연준(Fed)이 양적완화라는 비전통적 방법으로 국제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왔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양적완화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경기침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먼저 그리고 꾸준하게 그런 주장을 펼친 학자들은 ‘오스트리아학파’다. 그들은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될 때부터, 화폐적 경기순환론에 의거해서 국제금융위기를 설명하고(토머스 우즈 주니어 《케인스가 죽어야 경제가 산다》) 연준의 양적완화정책이 인위적으로 낮춘 이자율에 따라 실행된 ‘잘못된’ 투자들을 정리할 기회를 미룸으로써 겉보기에는 호황이지만 결국 터지게 될 거품을 만들어내어 이 거품이 터질 때 겨울이 올 것이라고 봤다.

지난 8월에는 “호황은 (양적완화와 같은) 신용팽창이 가속적으로 일어날 경우에만 지속되며 신용이 대출시장에 더 투입되지 않는 순간 끝난다”는 미제스의 이론에 근거해서 미국의 경기침체가 예고되기도 했다. (Christopher P. Casey, 《경제에 겨울이 오고 있다》 미제스와이어 2018.8.29.) 그 근거로는 미국 경제에서 신용의 증가율이 평평해져서 신용의 추가적 투입이 가속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채권수익률에서 단기수익률이 장기수익률에 근접해서 역전되려고 한다는 점이 제시됐다.

주류 경제학자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0일 “부채위기가 오고 있으니 플랜 B를 준비하라”고 했다. 비록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순환론과 같은 정밀한 이론에 근거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2017년 말의 경우 217%로 국제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179%보다 더 높다고 했다. ‘부채위기’란 대출시장에 가속적인 신용 공급이 중단되어 금리가 상승할 때 발생한다는 점에서 결론적으로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고와 별로 다르지 않다.

10월 말에는 이창용 IMF 아태국장도 전 세계적인 규모의 경고는 아니지만 아태지역 경제에 글로벌 긴축, 미·중 무역갈등, 고유가라는 역풍이 불면서 ‘겨울이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조언이 오스트리아학파의 견해와 결과적으로 비슷하다는 게 흥미롭다. 오스트리아학파는 ‘결국 터지고 말’ 또 다른 거품 투자들을 만들기에 경기부양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보지만, 그는 재정악화와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을 들어 아태지역 국가들이 경기침체가 왔다고 해서 과도한 경기부양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반응하는 존재다. 미 연준이 앞으로 화폐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지에 따라 언제 미국 경제에 ‘겨울이 닥칠지’ 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양적완화라는 비정상적 상황을 되돌려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 한 ‘경제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패턴예측은 가능하다. 그래서 유능한 지도자라면 플랜 B를 준비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정책당국자뿐만 아니라 기업가들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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