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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8·2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가져올 부메랑 효과

[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8·2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가져올 부메랑 효과

기사승인 2017. 08. 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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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8·2 부동산 대책의 충격파가 거세다. 집값 급등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 재건축은 가격이 1억원대 이상 빠진 급매물이 나오는데도 입질조차 없는 거래 절벽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견본주택 주변에 으레껏 난립하던 떴다방과 청약 대기줄이 사라지면서 투기적 청약과열 사태도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투자자들에게 인기였던 법원경매시장에서조차 낙찰률과 낙찰가율, 응찰자 수 등 경매 3대지표가 급락하면서 밥먹듯 유찰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충격파가 확산, 관망세로 급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통계상으로도 확인된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집값동향을 보면 지난 7일 기준, 강남 4구의 아파트 가격이 0.11% 하락하는 등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0.0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역시 0.03% 오르는데 그쳐 전주의 0.12% 상승과는 대조적으로 급반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풍선효과지역으로 지목됐던 분당과 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도 집값 상승폭이 둔화될 정도다. 다가오는 가을 거래 성수기가 무색할 정도로 짙은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 분위기는 더욱 급랭할 공산이 크다.

2주간의 결과로 아직 판단하기엔 다소 이르지만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내세운 8·2 고강도 대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게 분명하다. 특히 임대사업을 목표로 주택을 구입코자하는 투자자와 다주택자들의 매입 열풍을 잠재우고 주택시장의 이상과열 현상을 진정시키는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8년부터 지속된 저금리와 지난 2012년 이래 3년 동안 정부의 매입위주 주택정책, 소가구화 현상과 이주수요 증가에 따른 전월세난이 지속되면서 주택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2013년 이래 3년 동안 다주택자가 24만7000명이나 증가하면서 2채 이상 보유자가 187만9000명에 이른 것, 자체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8·2 대책은 바로 이같은 과투자 열풍을 잠재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세무조사까지 동원한 전방위 고강도 규제 대책이 가져올 부메랑 효과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선 초고강도 대책은 시장을 초토화시킬 수 밖에 없다. 매입 세력이 붕괴되면 공급시장이 망가지고 이는 곧 내수 위축은 물론 금융 등 연관 시장과 산업에 강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내년 4월까지 시간을 주었지만 당장 다주택자의 주택을 받아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거래 자체가 힘들게 된다. 재고시장은 물론 신규공급시장 역시 갈수록 위축, 일자리 등 노동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자전거 타기식으로 경영해온 주택업계를 위협할게 뻔하다. 가계부채 역시 늘어나는 대출이 걸림돌이 아니라 상환 능력 부재와 깡통주택 증가에 따른 연체와 파산이 문제화되고 공급자 금융과 소비자 금융이 복합된 주택 금융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노태우 정부를 필두로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온탕, 냉탕을 거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하게 죄면 시장은 얼어붙고 후유증이 속출하면 결국 풀게 되고 이로 인해 재차 과열로 치닫는 사이클이 반복된 것이다. 여기에 경제 상황과 함께 택지공급에서 주택건설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공급 시차까지 겹쳐 부동산 문제는 끝없는 시행착오를 거듭해왔다. 이같은 과정에서 투기적 수요가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기는 학습효과까지 거둬 부동산이 국민적 관심사이자 불신, 불공평, 사회갈등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역대 정부의 시행착오를 감안, 신속한 중장기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시적 시장압박조치로 가격 안정화를 도모한 만큼 다주택자의 탈출구를 과감히 열어주고 공급대책과 함께 과감한 주거복지실현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임대등록제를 대폭 보완, 다주택자를 대폭 흡수함으로써 전월세난을 사전 대처하고 유효수요가 있는 곳에 대한 공급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서울 재건축 등에 대한 유연한 방향설정, 실수요자 및 교체 수요의 주택 구입 배려, 임대아파트 공급 및 관리 정책의 과감한 방향 전환 등이 보완돼야할 것이다. 시장 압력은 결코 소멸되지 않고 누적돼 나타나는 법이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 오르는 경제 현상을 간과한다면 실책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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