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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문재인 정부 1년, 경제 성적표와 해결 과제

[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문재인 정부 1년, 경제 성적표와 해결 과제

기사승인 2018. 05. 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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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장용동 대기자
문재인 정부의 1년 평가가 분분하다. 각기 이념과 시각에 따라 엇갈리지만 대북관계와 일부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나 정치나 경제, 생활부문의 개혁과 성과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경제에 대해서는 이념을 떠나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실제로 서민들의 생활은 나아지기보다 되레 팍팍해졌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문 정부의 1년 경제 성적표는 초라하기만하다. 제조업 상용일자리가 3분기 연속 감소추세인데다 실업률은 3%대 후반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1분기 50대 실업자가 16만명으로 지난 99년 집계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개월만에 최고치인 1.6%(전년동기대비)를 보였고 경기를 주도해온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생산투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조선, 건설 등 대다수 업종과 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날로 깊어지는 불황에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다. 치솟는 물가, 원화 강세, 시장금리 상승 등의 트리플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고꾸라질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세계 경제는 2008년이후 10년만에 대호황으로 치닫고 있는 분위기다. 주요 국가들의 경제가 선순환구조에 들어섰고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단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경기선행지수가 이를 말해준다. 전체 평균이 2016년 7월이후 오름세며 주요국가(G7) 평균 역시 20개월째 연속 상승중이다. 미국은 실업률이 완전 고용수준으로 경기과열을 우려, 금리를 계속적으로 올리고 돈줄을 죄는 중이다. 일본 역시 일손이 달려 심지어 정년을 연장하며 우리 젊은이들까지 유혹하고 있다. 그리스 등 일부 국가의 외환위기로 몸살을 앓아온 유로존 역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와 어깨를 견주는 모든 국가들이 경기 상승세를 질주하는 속에서 우리만 뒷걸음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60%정도를 수출에서 동력을 얻는 우리가 세계 경제 흐름을 따라 가지 못하고 나홀로 ‘왕따 신세’라는 것은 분명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 비록 짧은 1년이지만 향후 희망과 기대감마저 갖지 못할 정도라면 더 늦기전에 경제 철학과 정책에 오류가 있지 않은지 집권 여당과 정부는 철저히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예컨대 부동산 정책만해도 그렇다. 지난 1년 동안 수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파트값은 3.3㎡당 평균적으로 2766만원대로 상승, 무려 19.1%가 올랐다. 더욱이 서울 강남 등 요지권 중심으로 집값이 급상승해 부자들의 자산만 키워줬다. 부동산 정책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을 통해 집 가진 자들을 압박, 갈등만 부추긴 꼴이다. 시장을 압박해 집값이 폭등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의 아픈 경험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집권 초기에 규제 완화와 서민주거복지, 그리고 공급과 수요조절이 병행돼야한다는 각계의 조언을 사그리 무시한채 덜컥 8·2대책부터 내놓고 시장을 압박한 결과다. 저금리 추세와 맞물려 알짜 한 채로 옮겨타려는 수요가 꿈틀하면서 강남을 비롯해 서울권 집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한 것이다. 소나기식 규제와 압박으로 당분간 시장이 수그러든 것처럼 보이지만 지방 경제는 불황의 늪이 깊어질 것이고 서울 수도권은 공급 위축에 따른 역효과가 커질게 분명하다.

세계 각국이 구조개혁과 규제 철폐, 기업활성화 정책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경제를 끌어올리는데 여념이 없다. 이와 달리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으로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문 정부의 정책이 과연 합당한지 우선 따져봐야 한다.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론에 명확한 근거와 사례, 그리고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절대 필요하다. 경제학회에서 조차 너무 한심한 발상이어서 성명서조차 낼 가치를 느끼지 않았다는 비난과 조롱을 잠재우든지 아니면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게 맞다.

노동의 유연성은 고사하고 반기업 정서가 판을 치는 마당에 누가 일자리를 늘리고 재투자에 열을 올리겠는가. 압박으로 될 일이 아니다. 이념과 현장만 있고 대안이 없다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를 곰곰이 짚어봐야 한다. 고집은 최악의 길로 가는 첩경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1년 소회에서 밝힌 “임기 끝날 때 삶이 나아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바람이 실현되려면 이에 대한 해답을 반드시 찾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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