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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부동산 문제, 사회구조 바뀌어야 안정

[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부동산 문제, 사회구조 바뀌어야 안정

기사승인 2018. 10. 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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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장용동 대기자.
캐나다의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밴쿠버섬은 총면적이 3만2134㎢로 남한면적(10만㎢)의 3분의 1정도에 달한다. 북아메리카 서해안에서 가장 큰 섬으로 세계 섬랭킹 43위의 크기다. 여기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80만명 정도다. 연중 찾아오는 관광객이 연 200만명에 달한다니 놀랍다. 내수면의 물이 잔잔하고 록키산맥 등으로 자연 환경이 양호해 내국인은 물론 해외에서 고급 해상 레포츠나 레저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연중 찾아든다고 한다. 밴쿠버시에서 관광객과 차량 등을 실어 나르는 유람선의 규모만해도 엄청나다. 항공모함의 3분의 1정도에 달하는 1만8000톤급의 대형 페리가 차와 관광객을 싣고 1시간 30분이나 걸려 수시로 오간다.

캐나다 정부는 밴쿠버 섬 사람들의 환경개선 차원에서 연륙교를 건설해 육지와 연결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절대 반대하고 나서 현행대로 수상교통을 유지하고 있다. 섬 사람들의 반대 이유는 교량으로 연결할 경우 더욱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환경 악화는 물론 집값, 땅값이 크게 오를 것을 우려해 절대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 붙박이로 사는 섬 거주자들의 세금부담만 크게 늘어난다는게 이들 주민의 연륙교 건설 반대이유다. 우리의 의식에 비추어 보면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교량으로 연결하지 못해 안달이다. 전남 신안 앞바다 등 경남 남해와 서해 섬, 곳곳에서 연륙교로 연결하는 사업을 최대의 주민 민원사업으로 실행하고 수천억원의 예상을 쏟아붓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는 괴리감이 크다.

이같은 엇갈린 국민 의식의 출발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주범(?)일 가능성이 높다. 한꺼번에 개발이 뒤따르게 됐고 여기서 경쟁적으로 이득을 취하면서 고향의 개념이 무너져 버린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는 수치적으로 확연하게 드러난다. 최근 20년간 주민등록 이동률을 보면 우리는 산업화, 도시화가 선추진된 일본 등의 주민이동률을 보면 4~5% 대를 넘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25%대를 넘어 무려 5배 정도가 많다. 매입이든 임대든 이사로 주민등록을 옮기는게 다반사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부분이 직장과 돈 등 경제적 이유로 거주지를 마구잡이로 옮겨갔다고 봐야한다. 또 집을 살때까지 평균 이사가 5~6회에 달한다는 통계와도 무관치 않다. 그러다 보니 국민 모두가 고향을 잃어버리고 개발 붐속에서 이득만을 취하며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추석이 지났지만 고향의 모습을 과연 몇 명이나 보고왔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40~50년이 지나도 유학시절 하숙집은 물론 파출소, 도서관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서양을 보면 그저 부러울 뿐이다.

급속한 개발과 함께 치열한 경쟁은 자산투자에서 있어서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수 있다. 부동산에 이득이 많아 생기다 보니 전 국민이 부동산 투자에 길이 들여졌고 관심이 온통 부동산에 쏠려 있다. 게다가 은퇴후의 생활 보장이 제대로 되지않기 때문에 월세를 받거나 투자수익을 활용해야한다는 조급증마저 널리 퍼져 젊은 사람이나 나이 든 사람을 가리지않고 부동산 투자와 투기에 매몰된 형국이다. 향후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많이 물리면 해당지역에서 붙박이로 거주하는 사람은 세금 부담이 무거워져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분명 그런 상황이 올 것이고 이는 부동산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고는 이같은 경쟁적 자산투자 행태가 쉽게 가시지 않을 성 싶다. 집팔고 땅팔아 이득을 보는 경쟁구조가 단순히 부동산 투자 규제만으로 해결되긴 어렵다. 예컨대 정부가 국민 소득의 상당부분(캐나다 40%대)을 연금으로 확보해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형태가 된다면 은퇴후까지 부동산 현장을 기웃거리고 투자에 관심이 높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이 국민적 관심에서 사라지고 시장은 안정적으로 흐를수 있다. 경쟁적 투기가 줄어들면서 여유있는 생활과 양극화 해소도 가능하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회민주주의식 일부 정책 도입을 문재인 정부가 개혁적으로 검토해 보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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