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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 핵·미사일 도박’ 한국 대응과 ‘김정은의 중대 선택 기로’

[칼럼] ‘북한 핵·미사일 도박’ 한국 대응과 ‘김정은의 중대 선택 기로’

기사승인 2017. 12. 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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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한미 공조 더욱 강화...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 동남아 인도까지 한국 입장 설명...자주 국방력 '국방개혁' 시급...북한 위협 동요 않는 것이 가장 중요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또다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 지난 9월 15일 미사일 도발 이후 75일 만에 역대 최대 사거리의 엄연한 군사도발이다. 이번 미사일의 시험 발사가 비록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향하는 실거리 사격이 아니었고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의 폭발을 실험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은 ICBM급 미사일 발사 직후 “오늘은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된 뜻 깊은 날”이라고 전격 선언했다.

만약 이것이 도발적 시험을 완성하는 것이라면 한반도 핵미사일 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일종의 위장평화 공세가 시작되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북한이 미사일 실거리 사격 시험을 하거나 핵탄두를 장착해서 지상 폭발시키는 시험을 한다면 한반도와 세계 평화는 보장하기 어렵게 된다.

지금 한국은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힘든 국면에 놓이게 됐다. 자칫하면 전쟁에 휘말리고 까딱 잘못하면 북한하고 똑같은 부류로 오해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로 냉철하면서도 치밀하고 절박하게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고민하고 대책을 탄탄하게 세워야 한다.

먼저 미국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미국 사람보다도 먼저 미국의 생각과 흐름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미국에 선제적 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외교 노력은 물론이고 개인을 비롯한 공공외교가 풀 가동돼야 한다.

특히 한국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국가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국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할 일이 있지만 보다 효과적인 것은 우리 국민 개개인이 미국인에게 보여주는 일상에서의 모습이다. 이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국가 이익과 자손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후 믿음을 갖고 주변에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미국 이외에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물론 유럽과 동남아시아, 인도 등 전 서계를 대상으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해와 한국 입장을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을 충실히 해 나가야 한다. 이것 역시 미국과 우리 주변국을 설득하는 지름길이다. 방법은 마찬가지로 믿음을 바탕으로 계속 설득해야 한다.

세 번째는 우리 군의 국방개혁을 통해 자주 국방력을 든든히 해야 한다. 이것은 전쟁에 대비하는 측면보다 전쟁을 막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 온 국민이 현 상황의 위중함을 깨닫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네 번째는 한반도의 위기와 군사적 긴장감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과 함께 우리가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한동안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매우 불안하고 불편한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위협에 동요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국의 의연함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이미 “(북한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정권 붕괴를 도모하지 않으며, 한반도의 급속한 통일을 바라지도 않고,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확언해 왔다. 이제 북한도 실리를 추구하든가 아니면 망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길에 와 있다. 김정은 북한 정권의 무모하고도 계속적인 도발은 북한 자신들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가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협상과 평화적인 공존의 문 틈이 열려 있다. 다만 이 틈이 점점 닫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북한은 핵·미사일을 포기하고 실리를 찾아 당분간 체제유지를 좀 더 연명해 나가거나 아니면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군사적 옵션 등의 카드에 의해 망하는 길을 가거나 하는 중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절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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