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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3차 남북정상회담’ 북한군의 자신감과 한국군의 저력

[전인범 칼럼] ‘3차 남북정상회담’ 북한군의 자신감과 한국군의 저력

기사승인 2018. 09. 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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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9·9절 열병식 '신형 장비·무기 즐비' 위협적
힘찬 기합소리, 한국군 과소평가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국군, 완전하고 차질없는 평화정착 군비태세 역량 '충분'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북한의 정권 수립기념 행사인 9·9절 70주년 행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환영할만하다.

보유하고 있지만 과시하지 않은 것이 군사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정치적으로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하지만 2시간이 넘는 기념식 행사를 보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실체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북한군은 100만 명이 넘는 병력의 평균 키가 150cm도 안되고, 지나다니는 북한군 장병의 사진 촬영을 금지할 정도로 자신이 없는 북한 당국을 보면서 북한군을 우습게 보는 국내외 전문가들이나 소위 북한을 직접 다녀왔다는 사람들의 발언을 들을 때마다 혹시나 새로운 것이 있나 하고 귀가 솔깃해지기도 한다.

이번 북한의 열병식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북한군 재래식 무기의 꾸준한 발전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자신들의 재래식 군사력이 빠른 속도로 현대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각각의 군종과 부대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개인장비와 장구류 등이 등장했으며, 기계화부대와 포병부대 역시 기존의 낙후된 북한군과는 달리 신형 장비들이 많이 나타났다.

◇“한국군의 엄청난 역량과 잠재력, 시너지 결코 얕봐선 안된다”

열병 제대의 선두에 선 장비는 북한군의 신형 전차다. 또 장갑차와 신형 전술차량은 물론 신형 차륜형 장갑차와 여기에 신형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화력지원차량 등의 신형장비가 많이 등장했다.

이것은 북한의 장비 개발과 조달, 그리고 야전부대에 실전 배치 능력을 가늠해 볼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특히 신형 대전차 미사일 8발을 탑재한 화력지원용 장갑차는 아군의 전차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북한의 모든 차량이 단거리 대공유도탄을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아군의 회전익 헬기는 물론 저고도 비행 항공기의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북한군은 자신들의 취약점과 아군의 강점을 잘 분석해 이에 맞게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병전력 역시 현대화된 장비들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 2월 열병식에 이어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낸 신형 240mm 24연장 방사포는 필요때 생물탄두와 화학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로 볼 때 대한민국 수도권 전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한 무기다.

이 밖에도 군사전문가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장비들도 발전한 것이 많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열병식의 제대장이 타고 있던 차량이다. 외형도 세련되었지만 얼마 전까지 민수용 차량을 사용하던 북한군이 이제는 전술차량까지 신경 쓸 정도로 제법 여유가 생긴 게 아닌가 싶었다.

◇“한국군, 완전하고 차질없는 평화정착 군비태세 갖추고 있다”

차량의 디자인 능력이나 연막 차장과 방탄 능력 보강 등 얼핏 외형만 보면 그동안 유엔 경제제재를 의심케 할 정도다.

또 하나 눈과 귀에 들어 온 것은 이번 열병식에서 제대별 병력들의 기합소리였다.

예전과는 다르게 행진 병력은 발걸음 마다 힘찬 기합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 특이하게 보였다.

이것은 아마도 행진 병력들의 대오를 갖추기 위한 채찍과 스스로의 기(氣)를 살리기 위한 일종의 자기 격려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이번 열병식을 보면서 북한군이 지니고 있을 자신감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봤다. 그들은 한국군이 우세한 장비에도 불구하고 미군에 의존하고 있어 정신상태 면에서 자기네들보다 약하다며 얕잡아 보고 조롱한다고 한다.

탈북한 일부 북한 군인들도 이런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한국군이 전혀 문제가 없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외부의 시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역량과 엄청난 시너지가 잠재돼 있다.

따라서 북한군은 한국군을 특정 관점에서의 단면만 보고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한마디로 우습게 보고 덤벼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비록 우리 군은 외형적인 면에서는 이번 열병식의 북한군처럼 무릎이 성할까 싶을 정도의 과도한 행진은 하지 못해도 전투와 전쟁을 수행할 만한 충분한 능력과 잠재 역량을 갖추고 있다.

평화를 원하는 우리의 마음을 나약함으로 오판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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