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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자주국방력 건설

[전인범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자주국방력 건설

기사승인 2019. 11. 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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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미군 부대들, 돈 많이 드는 순환배치 개념 적용
방위비 분담금에 2015년 시작된 순환배치 비용 포함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미국은 지난 20년 가까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 중이다. 게다가 엄청난 재정적자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2경 6000조원이다. 한해 이자만 2500억 달러(290조원)라고 한다. 미국에서도 국방비를 줄이고 병력을 감축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존재하며 해외주둔 미군을 귀국시켜 해체하자는 주장도 거세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미 육군은 순환배치(Rotational Forces) 개념을 만들었다. 사단본부는 지역에 두고 그 예하의 주요부대를 약 9개월 단위로 돌아가며 배치한다. 주한 미 2사단의 경우 9개월마다 기계화 여단이 바뀌는데 미국 내 모든 여단 31개가 대상이 된다. 미국의 기동여단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유럽(NATO), 그리고 한국에 온다. 주일 미 육군에는 이런 기동여단이 배치돼 있지 않다.

◇미군 부대들, 돈 많이 드는 순환배치 개념 적용

미군의 각종 부대가 순환배치 개념을 적용받고 있다. 포병과 육군항공, 방공부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순환배치 개념이 도입될 때 반대하라고 조언해 준 미군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돈이 많이 드는데 언젠가는 한국에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우리가 이러한 충고를 진지하게 듣지않은 것이 아쉽다.

미군이 한국에 순환배치를 하는 주된 이유는 전투 준비와 깊은 관련이 있다. 과거 붙박이 여단들이 주둔할 때 여단병력 중 매월 상당수 인원이 휴가와 병가, 청원휴가 등으로 빠져 전투태세에 문제가 있었다. 순환 배치되는 여단은 전쟁지역에 오는 것과 똑같다. 가족 동반이 금지되고 ‘파병’ 돼 있는 동안 휴가는 중지되고 오로지 훈련과 지형 숙지, 그리고 유사시 임무수행에 집중한다.

한국에 파병되기 전에는 약 6개월 동안 파병 준비를 한다. 인원을 보충하고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장비를 정비한다. 장비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새 장비를 받는 경우도 흔하다. 미 국가급 훈련장인 육군 국립훈련센터(National Training Center·NTC)에 가서 종합훈련을 받는다. NTC 훈련은 실전보다 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 기간에 정기휴가도 포함된다.

◇방위비 분담금에 2015년 시작 순환배치 비용 포함

한국에 파병될 때 기동부대는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수직이착륙 항공기 등 전부를 가지고 온다. 갈때 가져가는 것은 물론이다. 자기가 싸울 장비를 갖고 오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돈이 천문학적으로 드는 것도 사실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 방위비 분담 협상에 순환배치 비용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한다. 순환배치는 2015년부터 시작되었는데 미국은 5년 간 무료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순환배치는 지상군뿐만 아니라 해군은 물론 미 공군 전력에도 적용된다. 순환배치 부대를 보내지 않는 것은 미 의회 동의없이 시행 가능하며 주한미군의 50% 정도가 해당된다.

향후 방위비 분담 협의가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 국방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제대로 된 자주국방력 강화에는 미국과의 그 어떤 방위비 분담금보다 많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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