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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거래소 낙하산 논란 재점화

[취재뒷담화]거래소 낙하산 논란 재점화

기사승인 2016. 07. 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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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인사
한국거래소에 다시 한번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은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선임된데 따른 논란이죠. 이 신임 본부장이 한국거래소로 올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수개월전부터 시장에 파다했습니다. 여기에 거래소의 핵심 본부인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을 맡게될 것이라는 소문은 거래소 노동조합을 비롯해 직원들의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4일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연간 3조원이 넘는 주식과 채권, 그리고 각종 투자상품을 담당하는 본부입니다. 현재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가증권시장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코스닥 시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성장했지만 유가증권시장 만큼의 안정적인 영향력에는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입니다.

이런 유가증권시장을 총괄하는 담당자이자 최경수 이사장 부재시 주로 직무대행을 맡는 자리인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말 그대로 외부인사가 선임됐으니 직원들의 심기는 그리 편치 않은 상황입니다.

거래소 노조는 이번 인선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며 거래소 1층 로비에 낙하산을 맨 대형 인형을 설치하고 어느 때 보다 강한 어조로 경영진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실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소위 ‘낙하산 인사’ 출신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통계청 청장을 지냈던 이창호 본부장이나 부산조달청장을 지냈던 이호철 본부장도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을 역임했습니다.

홍보사진 (8)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이창호 본부장과 이호철 본부장은 이 신임 본부장처럼 유가증권시장본부장으로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경영지원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으로 거래소에서 근무를 시작했죠. 유가증권시장본부로 발령이 난 것은 그 이후입니다.

과거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을 당시 거래소 이사장 선거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적지않게 작용한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나마 거래소 직원들은 유가증권시장본부에 낙하산 인사가 직접 들어오지 않는 것에 나름의 위안을 삼아왔습니다.

인사철이 되면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의례 내부에서 승진이나 전보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간혹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때 마다 노조가 적극적인 반대성명을 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하물며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지정해제 된지 1년이 넘은 상황에서 금감원 출신이 거래소에 등기이사로 선입 되고 곧바로 유가증권시장본부를 담당하는 상황은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지주사 전환 등 임기내 과제가 쌓여 있는 최경수 이사장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거래소는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이후에도 여전히 금융위원회와 경영협약서에 따른 직·간접적인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허울 뿐인 공공기관 해제라 할 수 있죠.

거래소 노조와 직원들이 말하는 것은 새로 선임된 이 본부장의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민간기업으로서 자립하려는 거래소의 자존심이 이들 목소리의 핵심입니다. 이번 인사로 최 이사장은 거래소의 자존심을 버렸다는 볼멘소리를 당분간 들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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