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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유일호냐 임종룡이냐”…경제수장간 어색한 동거 끝내야

[취재뒷담화]“유일호냐 임종룡이냐”…경제수장간 어색한 동거 끝내야

기사승인 2016. 1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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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제수장 거취와 관련, 작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이날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경제정책의 연속성 유지를 위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키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국무총리실에서 이를 부인하는 해명자료를 배포한 것입니다.

이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 분야는 그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의 현재의 경제팀이 책임감을 갖고 대내외 리스크 및 경제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지시한 것을 유임 결정으로 확대 해석한데 따른 해프닝이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유 부총리 유임을 결정한다는 것은 곧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초 후임 경제부총리 후보로 지명한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의 내정자 신분을 인사권을 행사해 공식 철회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야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이날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임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재개 여부를 논의키로 한 사안인 만큼 국무총리실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유 부총리는 지난 9일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긴급 1급 간부회의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잇따라 소집하고 경제 5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휴일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비상관리모드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유 부총리는 이날도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처리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는 등 경제수장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유 부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힘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임 내정자 신분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언제 교체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이날 개최된 임시국회 회기 내에 경제부총리 문제를 신속히 매듭짓는다는 입장이지만, 탄핵 정국 국면에서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정치권 일정을 의식해 해명자료를 통해 부인하기는 했지만 정부로서는 유 부총리 체제 유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임 내정자든 아니면 제3의 인물이든 새로운 경제수장을 임명하는 절차가 만만찮을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또 어떤 변수가 등장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재부 측은 유 부총리를 중심으로 대내외 금융시장 및 거시경제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치권 움직임에 따라 재개될 인사청문회 준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초 임 내정자 지명 이후 기재부에는 지금 두 경제수장의 어색한 동거가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체제로 들어간 이후 국정은 빠르게 수습 국면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경제불확실성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변수가 될 공산이 큽니다. 정치권의 빠른 교통정리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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