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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임종룡 금융위원장, 금요회 일정 황급히 취소한 이유는?

[취재뒷담화]임종룡 금융위원장, 금요회 일정 황급히 취소한 이유는?

기사승인 2017. 03. 0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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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_증명사진
경제부 임초롱 기자
10일로 예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금요회’ 일정이 지난 7일 저녁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일을 앞두고 취소된 터라 ‘이를 의식해 일정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죠.

금요회는 임 위원장이 2015년 3월 취임 직후부터 현장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겠다며 만든 조찬간담회입니다. 매주 금요일 아침, 금융업권별로 주요 현안에 대해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와 전문가들을 초청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죠. 이번주 일정은 원래 금융위 산업금융과를 중심으로 회사채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채권시장 간담회였습니다.

금요회가 취소된 것을 두고 다음날인 8일 오전까지 탄핵 심판 선고일이 10일 전후로 결정될 것이란 설이 업계 안팎으로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헌재는 선고일을 정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던 상황이었습니다.

실제, 이날 오전엔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이 참석하는 재판관회의(평의)를 오후에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죠. 그리고 저녁이 다 돼서야 탄핵 심판 선고일을 10일 오전 11시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임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기 직전 내놨던 ‘개각 카드’의 핵심이기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개각안을 발표하면서 임 위원장을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두고 국회에서 논쟁이 일다 곧바로 탄핵 소추안이 의결되면서 백지화됐죠.

이에 대해 금융위 대변인실에선 “금요일 일정 취소는 10일 탄핵 선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 취해진 것일 뿐”이라며 “헌재에서 미리 통보해준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임 위원장이 헌재 탄핵 판결 때문에 일정을 바꿨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이번 정부에서 대임을 맡은 임 위원장은 헌재 선고에 누구보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직면한 현안도 긴급합니다. 혹여나 탄핵정국을 이유로 이를 미뤄선 안될 것입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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