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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셀럽 고민에 빠지 패션·뷰티 업계

[취재뒷담화] 셀럽 고민에 빠지 패션·뷰티 업계

기사승인 2017. 04.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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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 미란다커 원더브라 매장방문
원더브라 모델 미란다 커
패션·뷰티 업계에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은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평가받습니다.

유명인(Celebrity)을 이용한 광고는 유명인에 대해 호감도가 높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구매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유명인 마케팅, 셀럽마케팅은 소비재에서 확실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 정설이죠.

유명 연예인이나 공인이 사용하고 있는 특정 화장품이나 의류제품 등을 구매해 사용하면서 ‘나도 저 사람처럼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한 셀럽마케팅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수십억원이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셀럽 모시기에 나서왔습니다. 셀럽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거둔 해외 기업들을 사례로 꼽으며 무조건 따라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모델은 한정돼 있는데다 대형연예기획사의 등장으로 시장에서 소위 잘나가는 셀럽을 잡는 것은 한층 어려워졌습니다.

광고주들에게 인기가 높은 연예인, 스포츠선수들의 광고료는 천정부지로 뛰었고, 일반적으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광고주가 모델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도 발생하곤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서로 다른 업종과 다른 제품 광고에 동일한 연예인이 등장하는 경우도 허다해졌습니다. 한명의 모델이 다른 여러 기업과 제품을 알리는 행위는 마케팅 효과를 반감 시킬 수 있음에도 기업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곤 합니다.

디스커버리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모델 공유
소비자가 기업과 제품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에 대한 관여도만 높이는 상황인데도 말이죠. 광고주 입장에서는 기대치 보다 낮은 성과에 만족해야 하니 투자한 비용을 생각하면 뒷목을 잡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셀럽 편중 현상은 시장에 막 진입하거나 모델의 교체를 원하는 기업과 브랜드에게는 고민을 안겨주곤 합니다.

신생 업체의 경우 인지도 높은 셀럽이 있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당연시 되면서 무리하게 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생 뷰티브랜드는 셀럽에 지불되는 모델료 등 마케팅비용이 전체 매출을 넘어서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이런 비생산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제품이 소위 ‘대박’이 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기 때문이죠. 대박 한번이면 그동안 투자했던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정작 대박으로 성공한 브랜드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비용부담에 허덕이다 사업을 접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셀럽의 효과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엠코르셋이 전개하는 원더브라는 자사 모델인 미란터 커의 한국 방문 이슈로 일주일 만에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미란다 커의 란제리 패션쇼, 홈쇼핑 출연, 매장 방문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적극 펼친 결과입니다. 원더브라 이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엠코르셋의 지난해 일주일 평균 매출이 2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원더브라의 일주일 20억원 매출은 기대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드라마 도깨비로 가장 핫 한 셀럽으로 떠오른 공유도 마찬가지입니다. F&F가 전개하는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은 침체에 빠진 아웃도어시장에서 공유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바디샵도 공유가 드라마에서 사용한 화이트머스크 향수가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셀럽 선정과 관련한 업계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는 듯합니다. 참신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새로운 모델을 찾기는 더욱 힘들어진데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모델료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어서 입니다.

사실 원더브라는 내년 계약이 끝나는 미란다 커를 대체할 모델이 있을지 고민해 왔습니다. 란제리라는 제품 특성상 모델의 노출은 불가피하고 이를 받아들일 유명인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번 ‘미란더 커 방한’ 효과로 재계약하는 방향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이민호를 모델로 하고 있는 아이더도 고민은 매한가지입니다. 이미 이민호 이미지가 녹아버린 브랜드에 새로운 모델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더_사진자료] 제리코 재킷 모델컷 (3) (1)
아이더 모델 이민호
골프웨어 까스텔바작도 남성 모델을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셀럽을 물색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애경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에이지20‘s의 성공과 함께 한 견미리가 그 주인공입니다. 애경이 홈쇼핑에서 판매하며 연 매출 1000억원브랜드로 성장한 에이지20’s는 최근 오프라인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하면서 모델 교체에 대한 말들이 내부적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20~30대 여성들에게까지 인기를 끄는 제품으로 성장하면서 브랜드이미지를 조금 더 젊게 가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견미리 펙트’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에이지20‘s 모델을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적합한 모델이지만 너무 비싼 몸값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과도한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셀럽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기도 합니다.

셀럽 마케팅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끌어냅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일이죠. 하지만 셀럽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연구개발비용보다 마케팅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도 그렇습니다.

셀럽마케팅이 성공하면 투자한 비용보다 수백배 많은 성과를 받을 수 있지만 자칫 비효율적인 선택으로 눈물을 흘릴 수도 있기에 기업들의 셀럽 선택은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고민거리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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