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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중앙은행 위상 스스로 갉아먹는 한국은행

[취재뒷담화]중앙은행 위상 스스로 갉아먹는 한국은행

기사승인 2017. 05. 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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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_증명사진
경제부 임초롱 기자
한국은행 지역본부 내에서 간부 2명이 무려 2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여직원을 성희롱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한은 측은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을 불러 징계위원회를 열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징계위에 부쳐진 한 가해자는 올 초 정기인사로 한은 본점에서 근무 중이고, 또 다른 가해자는 아직 피해자와 함께 지역본부에서 근무중입니다. 피해자는 7월 정기 인사에서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열린 심의위원회에선 두 간부에 대해 각각 3건, 1건씩의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판단돼 경영인사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31일 오후 장병화 한은 부총재 주재로 경영인사위원회에서 두 가해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도 심의할 예정입니다.

징계를 최종 결정하기로 한 이날 이주열 총재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성희롱은 있어선 안된다”며 “사안을 파악하고 내용이 심각하다면 정말 심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죠.

한은 내에 성희롱 이슈가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년 전에도 팀장급 남자 간부가 여직원에게 회식 자리에서 “남자친구와 피임을 잘하라”고 부적절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이 팀장은 1년 뒤 부장급으로 승진하면서 공분을 샀죠. 2011년에도 팀장급 남자 간부가 계약직 사무보조 여직원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며 성희롱을 한 일도 알려지며 조직이 발칵 뒤집힌 적도 있습니다.

잇단 성희롱 문제에 일각에선 한은 조직 특성상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인 문화가 그 기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번에도 가해자 중심으로 일이 흐지부지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깁니다.

이날 이 총재도 “재발 방지와 직원들에 대한 경각심 고취를 유념하고 있다”며 “사안에 합당한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정 대처함으로써 더이상 중앙은행의 위상을 스스로 갉아먹어선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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