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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낙하산 집합소’ 산업은행 결자해지해야

[취재뒷담화] ‘낙하산 집합소’ 산업은행 결자해지해야

기사승인 2018. 02.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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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또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회사 KDB생명 사장 자리에 이동걸 산은 회장의 측근 인사를, 부사장으로는 퇴직임원을 내정했기 때문입니다.

KDB생명 노동조합 측은 보험사 실무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장 내정자인 정재욱 세종대 교수는 경력 대부분을 학계에서 보낸 만큼 현장 경험이 전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과거 금융연구원에서 같이 일했던 이 회장과의 인연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부사장에 내정된 임해진 전 산은 부행장 역시 퇴직 임원의 전관예우 차원에서 내려온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문제는 뼈아픈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이제 겨우 정상화 초입에 들어선 KDB생명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입니다. 과연 낙하산 인사가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럴해저드에 따른 방만경영이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우려에는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사례가 있습니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수조원대 분식회계가 드러나자 산은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산은 출신 임직원이 대우조선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도맡다시피 하면서 대규모 회계 부정을 제때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산은이 과연 KDB생명을 매각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산은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부터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뒤 투입한 자금만 1조원에 달합니다. 3번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반드시 매각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면 과연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낼 수 있었을까요?

산은의 낙하산 논란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산은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관계사에 재취업시킨 퇴직임원만 135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자체 혁신방안을 마련해 고삐를 죄겠다며 자구안을 내놨음에도, 낙하산 논란은 또 수면위로 올랐습니다.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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