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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같은듯 다른 모습’…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취재뒷담화]‘같은듯 다른 모습’…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기사승인 2018. 10.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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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업황 침체로 인해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6년 제출한 자구안 계획에 따라 최근 2년여간 고정비 감축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있어서만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0일 해양사업부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평균 임금의 40%를 지급하는 ‘기준 미달 휴업수당 지급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책임으로 휴업할 때는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해야하지만, 기준 미달 휴업수당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기준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8일 판정위원회를 열어 기준 미달 휴업수당 신청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고민이 깊어지게 됐습니다. 이번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다음달부터 유휴인력들에게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정비 감축을 해야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판정에 불복해 10일 이내 재심 및 보완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재심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면 임단협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올해초 지난 2년치 임단협을 극적으로 타결하며 힘을 모으나 싶었지만, 올해 임단협을 두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입니다. 특히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사측과 노동자협의회가 조금씩 양보하며 의견을 절충, 지난달 3년치 임단협에 대한 타결을 이뤄냈습니다. 무급휴직 및 임금동결 제안으로 다소 갈등은 있었지만, 노협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사측의 약속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난 2년여 간 노사가 맘고생을 해왔다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합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입니다.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측의 입장은 다를지 몰라도 서로 같은 회사에 속해 있으며, 이들이 바라는 회사의 모습도 결국은 같을 것입니다. 서로에게 이기기 위해 싸운다면 결국 남는 것은 상처뿐입니다. 서로에게 져주고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 짓는다면 결국 수주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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