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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대구은행, 경영 쇄신하려면

[취재뒷담화]대구은행, 경영 쇄신하려면

기사승인 2018. 10.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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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수장 자리가 공석인 채로 7개월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빈 자리를 두고 은행 안팎으로 소란스러운데요. 김태오 현 DG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지배구조 규정을 개정하고 은행장 추천권을 지주로 넘기겠다고 하자 반발이 거세졌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안팎에선 DGB금융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파다합니다.

DGB금융 내에서 오랫동안 경북고 출신과 박인규 전 회장이 나온 대구상고-영남대 출신 간 갈등이 지속돼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죠. 5월 김 회장이 취임한 뒤 7월 인적쇄신 차원에서 구체제 인사였던 11명의 임원들 사표를 수리한 바 있는데 퇴임 임원들 중 80%가 넘는 9명이 박 전 회장 라인인 대구상고 또는 영남대 출신이었습니다.

그동안 대구은행장 후보를 추천해왔던 은행 이사회는 4명으로 구성됐는데 역시 이들 중 3명이 영남대, 1명은 대구상고 출신입니다. 앞서 김 회장 선임과 동시에 진행됐던 행장 내정 작업으로 최종 낙점받았던 김경룡 전 DGB금융 부사장은 영남대 출신이죠. 김 전 부사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되며 자진 사퇴한 뒤 대구은행은 현재까지도 박명흠 행장 직무대행 체제를 지속중인데 박 직무대행 역시 영남대 출신입니다.

반면 김 회장은 경북고-연세대 출신입니다. 박 전 회장 라인에서 지주 회장을 놓친 이상 은행장 자리만큼은 내놓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은행장 추천권을 지주에서 가져가겠다고 한 데 대해 반대하는 이유로 김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비치는 것 역시 마찬가집니다. 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들이 사상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사퇴한 뒤에도 여전히 경영 쇄신은 이뤄지지 못한 모습입니다.

대구은행은 6대 지방은행들 가운데 부산은행과 1·2위를 다툴 정도로 지역에선 위상이 높죠. 파벌에 얽매여 자리다툼에 급급할 게 아니라 땅에 떨어진 신뢰부터 회복해야 합니다. 투명한 절차를 통해 자격을 두루 갖춘 인물로 세움으로써 명성을 되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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