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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서브원 분리 준비 지속…인화 경영은 마무리까지

[취재뒷담화] 서브원 분리 준비 지속…인화 경영은 마무리까지

기사승인 2018. 1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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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서브원의 전략구매관리사업(MRO) 부문에 외부 지분을 유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장기적으로 일감몰아주기 리스크를 제거하는 결단이었습니다. 잊을만하면 내부거래 문제가 불거져 LG로서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LG그룹은 재계 중 가장 사건사고가 드문 기업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계에서는 지난 5월 고(故)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일을 두고도 ‘재계 회장의 서거지만 참 조용하고 무탈하게 넘어간 것 같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룹으로서는 머리 아픈 사안을 해결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입장이 다른 내부 직원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회사가 매각되는 것이고 ‘LG’라는 대기업 상표를 떼야 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채용 시장에서는 ‘서브원으로 가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고,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지분이 유치되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다고 해서 기업이 하락세를 탄다는 것은 다소 비약된 논리지만, 수익성을 먼저 추구하는 사모펀드 특성 상 구조조정이 동반됐던 그동안의 인수합병 사례가 이같은 우려를 낳은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에서는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지만 서브원은 MRO 분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존속법인명인 에스앤아이(S&I)의 상표명을 특허신청하고, MRO 사업부문에서 보유하고 있는 협력사·고객사 등의 개인정보를 분할신설회사인 ‘주식회사 서브원(가칭)’에 이전하기 위해 이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LG는 구광모 신임회장이 부임한 후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물류 계열사 판토스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구본무 회장의 ㈜LG와 LG CNS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이달 말까지 상속세 신고 및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정도경영의 의지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LG의 행보는 사회적으로 도덕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굳히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한때 LG 계열이었던 직원들이 최대한 상처를 입지 않는 방향도 함께 고려해서 LG의 경영이념인 인화(人和)를 지키는 선례를 남기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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