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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실적 고공행진에도 은행권 ‘내우외환’

[취재뒷담화]실적 고공행진에도 은행권 ‘내우외환’

기사승인 2018. 12. 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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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_증명사진
경제부 임초롱 기자
올해도 사상 최대로 점쳐지고 있죠. 국내 은행권은 올 3분기까지 누적 1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벌면서 이미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둬들였습니다. 4분기 순이익까지 더하면 15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축배를 들이킬 분위기여도 모자랄 판에 은행권 안팎에선 각종 ‘난투극’이 벌어질 조짐입니다. 대형 시중은행들 중에선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새해벽두부터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하고 나섰죠. 27일 현재 국민은행 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과반수 이상 동의를 얻으면 오는 1월8일에 1차 총파업을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신한금융의 경우 조용병 회장이 최근 단행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두고 설왕설래입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조 회장 vs 위 행장’ 구도로 계파갈등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조 회장은 ‘세대교체’를 이유로 이례적으로 계열사 CEO 인사를 예년보다 앞당겨 단행했는데, 위 행장의 임기가 남은 시점에서 진옥동 신한 부사장을 차기 신한은행장 자리에 내정했습니다.

지방은행들 중에선 최근엔 DGB금융지주가 대표적이죠. 공석인 대구은행장 자리를 놓고 외부 출신 인사인 김태오 회장과 대구은행 이사회 간 힘겨루기가 9개월째 지속돼오고 있습니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장 추천권을 두고 지주가 갖느냐, 은행 이사회가 갖느냐부터 시작해 자격요건까지도 최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지난 26일에야 극적 타결됐죠. DGB금융그룹 내에선 오랫동안 김 회장이 졸업한 경북고 출신과 박인규 전 회장 라인이 나온 대구상고 또는 영남대 출신 간 갈등이 지속돼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인데요. 대구은행 이사회 4명 모두 박 전 회장 라인이 나온 대구상고 또는 영남대 출신이라 이같은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죠. DGB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는 대구은행장 자격 요건으로 결국 김 회장이 기존에 내걸었던 금융권 임원 경력 ‘5년’에서 ‘3년’으로 낮추기로 밝혔습니다.

가계대출 및 부동산 규제·글로벌 무역분쟁·주요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국내 금융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 낸 은행권의 역대 최대 실적은 매우 값지긴 합니다만, 갈등 봉합이 없다면 곧바로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금융권 맏형 격인 은행권이 솔선수범해 어려운 환경 파고를 지혜롭게 넘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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