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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금감원 부서장 80% 교체…고액 유휴 인력은 어디로

[취재뒷담화]금감원 부서장 80% 교체…고액 유휴 인력은 어디로

기사승인 2019. 0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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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경제부 이선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부서장의 80%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부서장 104명 중 83명이 자리를 옮기는 건데,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이동이 일어나는 셈입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사 이동입니다. 금감원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사 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기도 합니다.

금감원 직원들은 2017년 기준 평균 연봉이 1억375만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자이기도 합니다. 부서장까지 했다면 평균을 웃도는 연봉을 받기도 했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대규모 인사 이동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승진을 하지 못하는 부서장들도 생기게 됩니다. 이런 고액 연봉을 받는 부서장들은 직위를 내려놓은 이후 어떤 업무를 맡게 될까요.

확인해본 결과 임원 승진을 하지 못하는 부서장들은 연구위원, 자문역 등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보직을 줄 수는 없지만 정년이 남아있는 만큼 연구위원이나 자문역 등 후선 업무를 맡게 된다는 겁니다. 일부 원하는 경우에는 지방 금융교육 강사로 활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연구위원이 된다고 합니다. 금감원에는 명예퇴직 등 제도가 없는 만큼 이들을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액 연봉자인 금감원 직원들이 연구위원이나 후선으로 빠지게 되면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감원이 인력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연구위원으로 빠진 이들이 구체적으로 하는 업무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일종의 자문이나 연구보고서 등의 업무를 맡게 한다고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 등이 나오진 않습니다.

문제는 금감원 내부에서는 검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검사 인력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액 연봉을 받고 후선 업무를 맡는 연구위원들만 늘어나게 되는 건 비효율적이란 지적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부국장·팀장 30명이 국실장(급)으로 승진했습니다. 부서장 자리는 제한돼 있는데 새로운 인력이 유입된 만큼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인력을 제외하고는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생기게 됩니다. 아직 부원장보 등 임원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부원장보 9명이 전원 물갈이가 된다고 치더라도 많게는 20여명의 기존 부서장의 직위가 없어지는 겁니다.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부서장 대부분을 교체했지만, 고액 연봉자들에게 연구위원이나 자문역 등 생산성이 떨어지는 후선 업무를 맡기는 것은 방만 경영을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승진해 올라갈 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 부서장들을 후선업무로 보내버리는 건 분명 비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밖에 없죠. 이번 대규모 인사에 따른 효율적인 인력 관리 방안도 고민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고액 연봉자인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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