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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리딩뱅크 놓고 은행권 ‘설왕설래’

[취재뒷담화]리딩뱅크 놓고 은행권 ‘설왕설래’

기사승인 2019. 0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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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_증명사진
경제부 임초롱 기자
지난해 실적 발표를 두고 은행권 안팎에선 여러가지 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위가 1년여 만에 또 뒤바뀌었기 때문이죠.

KB금융이 지난 8일, 신한금융은 이보다 늦은 12일에 연간 성적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이 일부러 순위를 내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KB금융이 3분기까지만 해도 2000억원 넘게 신한을 앞서고 있었지만, 4분기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반영과 함께 충당금을 예상보다 많이 쌓고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왕좌를 내준 데 대해 석연치 않다는 얘깁니다. 지난해 KB금융 당기순이익은 3조689억원, 신한금융은 이보다 878억원 많은 3조1560억원을 기록했죠.

앞서 국민은행 노사는 성과급 규모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19년만에 총파업을 진행했다가 결국 노동조합이 원했던 300%에 전격 합의했는데요. 이와 함께 노조와 타결된 희망퇴직 비용까지 합쳐 판매관리비가 대폭 늘어난 게 주된 원인이란 설명입니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금으로 월평균 임금의 최대 39개월치를 지급했는데, 신한이 최대 36개월치를 준 것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은행권 최고 수준이죠. 이를 포함해 지난해 4분기 KB금융은 희망퇴직금 2860억원, 특별상여금 1850억원 등 총 47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습니다.

여기에다 KB금융은 신용손실충당금으론 2458억원을 쌓았죠. 특히 4분기에만 특이 요인이 없음에도 전분기 대비 993억원이나 대폭 늘렸습니다. KB금융 공식 입장으론 “3분기 환입 이슈 600억원을 감안하면 전분기대비 300억원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미래 경기전망을 반영해 보수적이고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일 뿐”이라고 합니다만, 성과급 규모와 희망퇴직금 규모까지 노조가 원하는 수준에 내준 뒤 ‘노조 때문에 결국 리딩뱅크 수성에 실패했다’고 쐐기를 박기 위한 작업이라는 시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죠. 은행권 노조 중에서도 국민은행이 워낙 강성으로 유명한 탓에 이런 설도 돌고 있는 듯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이미 총파업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장사로 최고 실적을 냈다는 비난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서란 후문도 있는데요. 이밖에 지난해 비용을 대규모 반영한 뒤 올해 실적을 더 좋게 하기 위해서란 시각도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KB금융과 신한금융, 두 금융그룹 중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해 초격차를 벌리는 주역이 될지 올해도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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