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금통위서 이주열 총재 넥타이 주목받은 까닭은

[취재뒷담화]금통위서 이주열 총재 넥타이 주목받은 까닭은

기사승인 2019. 06. 03. 10: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결정하는 본회의가 시작되기 전, 이주열 한은 총재가 취재진들을 향해 “오늘 신경써서 넥타이를 골랐다”며 “조(동철) 위원과 비슷한 색상의 넥타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동안 이 총재는 금통위 때마다 연두색 혹은 베이지색, 연노랑색 등 노란 계열의 넥타이를 주로 착용해 금리 결정과는 무관한 행보를 보였기에 금통위 회의 시작 전 이같은 발언은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이날 이 총재는 푸른빛이 감도는 연보라색 잔 체크무늬 넥타이를, 조동철 금통위원은 푸른빛에 가까운 남색 계열 잔 체크무늬 넥타이를 메고 출근했죠.

김중수 전 총재가 금통위 때마다 넥타이 색깔로 금리 조정 여부 힌트를 알리곤 했던 전통이 이 총재 취임 후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는데 말입니다. 이 총재가 부총재로 지내던 시절 금리결정 회의를 주재한 김 전 총재가 금리동결 때에는 파란계열, 금리를 내리거나 올릴 때에는 붉은계열 넥타이를 주로 멨다는 일화는 금융권 안팎으로 유명하죠.

이 때문에 이 총재가 직접 조 위원을 언급하며 넥타이 색깔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 당시의 경험을 살려 금리결정 결과를 최종 발표하기 전 힌트를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총재 스스로도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점을 들어 조 위원이 소수의견을 던질 것을 예상해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조 위원은 금통위원들 중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인물이죠.

예측대로 이날 조 위원은 “기준금리를 현행 1.75%보다 0.25%포인트 인하하는 게 좋겠다”는 소수의견을 냈습니다. 조 위원은 지난 8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한국경제가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중장기적인 물가안정은 통화당국 이외에 감당할 수 있는 정책당국이 없다”는 견해를 밝혀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죠. 특히 조 위원은 한은이 2017년 11월, 2018년 12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당시에도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내며 현재보다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입니다. 이날 금통위 결과를 보면 이 총재의 ‘넥타이’ 발언은 시장에 어느정도 시그널 효과를 준 셈이 됐네요.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