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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백조의 발장구와 닮은 조용병 2기 인사

[취재뒷담화]백조의 발장구와 닮은 조용병 2기 인사

기사승인 2019. 12. 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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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경제부 임초롱 기자
우아한 백조가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밑에선 쉼 없이 발장구를 치죠.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기 경영체제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단행한 자회사 및 주요임원 인사에서 조용한 세대교체를 진행한 점이 이를 연상케 합니다.

신한금융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통해 임기가 만료된 8명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중 7명을 연임 추천했는데요. 자경위 위원장은 조 회장입니다. 그만큼 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얘기죠.

표면적으론 경영연속성을 위해 그간 함께해 온 인사들을 재신임하며 안정을 꾀한 모양새입니다. 반면 그룹 및 자회사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등 주요 임원들은 대폭 물갈이됐죠. 은행 부행장 출신이 주요 계열사 CEO로 이동하던 관행도 이번에 뚝 끊겼습니다.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 부행장 및 부행장보 7명 중 이명구 부행장만 홀로 승진하고 나머지 6명은 퇴임했는데요. 물러난 부행장들 대다수가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시절 주요 보직을 맡았거나 진옥동 현 행장보다 선배인 인사들이라고 합니다. 카드와 생명, 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부사장들이 대거 퇴임했습니다. 지주 부사장으로 신규 선임된 인사들도 모두 1964~1966년생으로 전격 세대교체가 이뤄졌죠.

보통 CEO가 대외적인 바깥 살림을 챙기면서 업무를 총괄한다면 내부 살림은 임원진들이 주로 도맡는데요. 이를 고려하면 신한금융의 이번 인사는 예상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조 회장 2기 체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새해에도 신한금융은 리딩금융그룹을 두고 KB금융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입니다. 올해는 신한금융이 승기를 잡겠지만 그 격차는 언제든 순위가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 회장도 이를 염두에 두고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안정 속에서 변화를 꾀한 것인데, 마치 물밑에서 열심히 발놀림 하는 백조와 닮았네요. 조 회장이 보여줄 2기 체제,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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