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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중국에 울고 웃는 제과업계…오리온 ‘울상’, 롯데제과 ‘안도’

[마켓파워]중국에 울고 웃는 제과업계…오리온 ‘울상’, 롯데제과 ‘안도’

기사승인 2017. 0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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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vs롯데제과
국내 대표 제과업체인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희비가 중국 시장을 두고 엇갈리고 있다.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전체 실적의 절반을 웃도는 오리온은 현지 경기둔화에 따른 부진을 걱정하는 반면, 중국 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끝내고 전 세계로 매출창구를 다변화 해놓은 롯데제과는 무난한 성장에 나설 거란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중국 시장의 실적 악화로 역성장이 예상된다. 오리온의 2015년 연간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액 2조3824억원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크게 웃돈 1조3329억원이다. 같은 기간 국내 제과부문이 벌어들인 돈은 7074억원으로 중국 매출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오리온은 1993년 중국에 첫발을 들인 이후 꾸준히 투자해 현지 2위의 제과업체로 우뚝 섰다. 중국의 식품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조104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한국 식품 시장(약 687억달러)의 16배에 달한다.

오리온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중국 사업을 발판 삼아 2015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이에 따라 2009년 초까지 1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015년 5월20일 장중 한때 138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 제과업계가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오리온의 상승세도 멈췄다. 중국 제과시장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5%,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오리온의 경우 올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법인에서 미약하게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위안화 가치까지 떨어지면서 한화로 환전한 중국법인의 실적이 낮게 책정되고 있다. 현지 성수기인 춘절 효과도 이미 지난 4분기 실적에 반영된 상태다. 오리온의 주가는 23일 종가기준 63만4000원으로 중국법인의 성장률 둔화로 2년 만에 반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반한 감정을 비껴갔다는 점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한류가 뜨기 전에 중국으로 진출해 현지인을 채용해 성장해오면서 중국인들도 한국 회사로 알기보단 글로벌이나 중국 회사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체매출액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롯데제과는 여유롭다. 롯데제과의 2015년 중국 내 매출액은 394억원으로 전체 실적(2조2579억원) 중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와 올해도 비슷한 규모에 그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롯데제과는 오리온보다 1년 늦은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했으나 경영전략이 먹혀 들지 않아 현지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국내에서 직조직 영업형태로 성공을 거뒀지만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았고, 강점인 껌과 초콜릿 역시 당시 리글리·허쉬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였다”며 “오리온은 현지 대리점을 활용한 영업으로 판매량을 늘려나갔고, 주력품목인 초코파이도 경쟁상대가 없어 무난히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투자에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롯데제과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국 영업지역과 유통채널 집중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중국에 집중되지 않은 매출구조는 사드 보복에서 전화위복이 됐다. 현재 중국 정부가 사드 부지를 내준 롯데에 대한 보복에 나서고 있지만 애초에 사업비중이 작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제과는 현재 단일 시장이 아니라 인도·베트남·카자흐스탄·유럽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업망을 구축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현재 롯데제과의 해외 부문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30% 수준인 9000억원대로, 회사 측은 2018년까지 이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해 해외법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롯데제과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종가기준 17만1000원에서 23일 20만7500원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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