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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국민연금 ‘매도’에 맥 못추는 제주항공… AK홀딩스, 주가방어 총력

[마켓파워]국민연금 ‘매도’에 맥 못추는 제주항공… AK홀딩스, 주가방어 총력

기사승인 2017. 02.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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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한 상장사인 제주항공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현재 제주항공의 주가는 2만5750원이다. 상장 첫날인 2015년 11월 6일 종가 4만8100원과 비교하면 1년 3개월 만에 46% 이상 급락하며 반토막 난 상태다.

올 1월 3일 2만4300원으로 최저가를 찍은 제주항공 주가는 20일 들어 2만6650원으로 상승세를 탔으나 이내 2만5000원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LCC의 국내 여객 수송률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가운데, 업계 1위 경쟁력과 탄탄한 실적까지 기록한 업체의 주가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667억원, 영업이익 38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15년 1분기에 기록했던 최고액 216억원을 가볍게 뛰어넘었고, 전년동기대비로는 127.4%나 증가한 호실적이다.

업계에선 제주항공 저평가의 배경으로 국민연금의 주식 취득·처분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월 4일 제주항공 주식 135만2095주를 매입하며 첫 투자를 개시했다. 한달 후인 3월 3일에는 27만2936주를 추가 취득하며 지분율을 6.27%까지 늘렸다.

지주사 AK홀딩스, 계열사 애경유지공업에 이어 제주항공의 3대주주가 된 국민연금이 돌연 주식 처분에 나선 건 첫 매입 이후 넉달이 지난 2016년 6월 29일부터다. 국민연금은 이날 2204주 매도를 시작으로 11월 15일 24만9486주를, 12월 5일에는 27만3513주를 추가로 팔았다. 제주항공에 대한 전체 지분율도 4.18%까지 떨어졌다.

제주항공이 밝힌 국민연금의 주식 처분 이유는 단순추가취득 및 처분이다. 국민연금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보고특례 적용 전문투자자로 분류돼 개별 종목의 취득·처분 단가를 알 수는 없다. 다만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국민연금이 손을 털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지부지한 제주항공의 주가 흐름 방어에 나선 건 AK홀딩스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 등이 대주주인 AK홀딩스는 올해 1월 들어서만 제주항공 주식 4만9884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56.55%까지 늘렸다.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도 자사주 매입에 열성이다. 안 부회장은 장 회장의 맏딸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의 남편이다. 지난해 스톡옵션을 활용해 제주항공 주식 13만주를 사들인 안 부회장은 올 들어서만 5차례에 걸쳐 8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국민연금의 매도 공세에 지주사와 CEO가 방어에 나서는 형국이지만, 주가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LCC업체 간 경쟁 심화와 운임 인하,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부정기 운항 불허 같은 악재가 쌓여 있어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경쟁 구도가 매출규모 및 점유율 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제주항공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거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4분기 매출을 1900억원대, 영업이익을 70억원대로 전망한다”며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 유류할증료 재개, 부가매출 지속 확대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중”이라고 분석했다. 1일 제주항공 주가는 전일대비 1.18% 오른 2만575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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