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보기
  • 아시아투데이 로고
[마켓파워]애경家 안방마님의 지주사 사랑, 속내는?

[마켓파워]애경家 안방마님의 지주사 사랑, 속내는?

기사승인 2017. 02. 03.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채형석 그룹 총괄부회장 부인, AK홀딩스 주식 매입
"주가 저평가 시점 시세차익 노린 단순 투자 목적"
"장남 정균씨 중심 3세 경영승계 후방지원 가능성"
애경그룹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맏며느리인 홍미경 몽인아트센터 관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 주식을 수년째 매입해오고 있다. 홍 관장은 장 회장의 장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부인이다. 장자 승계의 원칙이 강한 국내 재계 관례상 딸도 아닌 며느리가 지배구조의 핵심 기업을 사들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홍 관장이 주식쇼핑에 나선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회사 가치에 비해 현 주가가 낮다는 판단 아래에 시세 차익을 노린 매수라는 지적과 함께 향후 자녀들의 경영승계를 위한 후방지원용이란 분석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 관장은 전날 AK홀딩스 주식 351주를 장내매수했다. 올 들어 첫 주식매입으로, 전날 종가 5만1800원 기준 총 1818만원어치다. 이에 따라 홍 관장의 AK홀딩스 보유 주식은 8162주에서 8513주로 늘었다.

AK홀딩스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던 홍 관장은 2013년 처음으로 지주사 주요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뒤 적게는 몇백주, 많게는 몇천주씩 수차례에 걸쳐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0.06%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3만원대였던 주가도 현재는 5만원을 훌쩍 넘으며 대략 30%넘게 시세차익을 거둬 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AK홀딩스가 보유한 애경산업·제주항공·애경유화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목적이란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오너일가의 경우기업의 내부사정에 대해 일반투자자들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하지만 장 회장의 며느리들 중 유일하게 홍 관장만 꾸준히 주식 매입하는 점에서 단순 투자 목적외에도 경영권 강화와 함께 3세 경영을 대비한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애경그룹은 채몽인 창업주의 타계로 부인인 장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장남 승계의 원칙에 따라 채 총괄부회장이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지주사인 AK홀딩스 지분 확보가 필수인데, 최대주주는 16.14%의 지분을 보유한 채 총괄부회장이다.

장 회장은 지난해 보유하던 AK홀딩스 주식 중 10만주를 손주 7명에게 고루 증여하면서 3세들이 처음으로 주주 명부에 등장해 승계구도에 관심이 모아진 상태다. 당시 장 회장은 채 총괄부회장의 장남인 정균씨에게 주식증여를 집중했다. 3세들 중 유일한 남성이자 막내인 정균씨는 다른 6명의 손녀들보다 6669주 더 많은 2만2주(지분율 0.15%)를 장 회장으로부터 수증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장 회장이 쥐고 있는 AK홀딩스 주식 98만4198주(7.43%)가 장남과 차남, 3남에게 어떤 식으로 상속될지 여전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장 회장의 지분이 향후 경영권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최대주주인 채 총괄부회장과 부인인 홍 관장, 자녀들인 정균·문선·수연씨의 지분율을 모두 단순 합산하면 16.55%에 달한다. 뒤이어 장 회장의 차남인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 일가는 9.36%, 3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 일가는 8.34%를 보유중이다. 장 회장이 보유한 주식이 차남 일가, 혹은 3남 일가에게 넘어가면 채 총괄부회장 일가와 비슷한 지분율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즉, 장 회장 보유 주식의 향방에 따라 그룹 경영권이 좌우될 수 있단 얘기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지분 구조를 보면 경영권 강화할 필요가 없는 상태이며, 홍 관장의 주식 매입은 적금 대신 붓는 단순 투자 개념”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소량의 주식을 사들이는 등 정기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왔을 뿐 별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