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보기
  • 아시아투데이 로고
[마켓파워]공정위 칼끝 GS 겨누나...GS아이티엠의 ‘3세 일감 몰아주기’

[마켓파워]공정위 칼끝 GS 겨누나...GS아이티엠의 ‘3세 일감 몰아주기’

기사승인 2018. 02. 01.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Print
GS그룹의 정보시스템관리(SI) 업체인 GS아이티엠이 그룹사 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행태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GS그룹은 특히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에서 재벌기업 중 지주사체제 밖 일감몰아주기 대상 기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나 GS아이티엠에 쏠리는 시선이 따가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주무부처인 공정위도 이 같은 대기업의 SI 계열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31일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관련 문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예외조항 삭제만으로 간단히 풀릴 문제는 아니어서, 올해 공정거래법제 전면 개편 논의 등을 통해 다루려 한다”고 밝혔다. 그간 공정위는 보안성·효율성·긴급성 등을 이유로 SI 용역비용에 예외를 인정해왔다.

앞서 김상조 공정위원장도 시민단체 시절 “대기업들이 가격의 공정성을 따지기 어려운 SI 업체들을 만들어 일감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우고 있어 IT 강국인 국내에서 세계적인 SI 기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아이티엠은 지난 2006년 5월 설립돼 그해 6월 GS그룹계열에 편입됐다. 지난해 5월 기준 GS아이티엠의 최대주주는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로 지분 22.7%를 보유중이다. 허 상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아들로, 두 부자가 모두 GS아이티엠의 이사로 올라 있다.

GS아이티엠은 최대주주인 허 상무를 비롯해 허윤홍 GS건설 전무(8.4%), 허준홍 GS칼텍스 전무(7.1%), 허용수 GS EPS 부사장의 장남인 허정홍(6.4%, 14세) 군 등이 주요 주주다. 이들 외에도 ‘홍’자 돌림으로 끝나는 GS 오너일가의 3세들이 전체 지분의 80.6%를 보유한 사실상 혈족기업이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의 SI 업체들은 ‘정보보안’ 등을 이유로 내부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대주주인 오너 일가의 ‘곳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GS아이티엠 역시 내부거래에 의한 매출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아이티엠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GS리테일과 올 한해 동안 ‘전산시스템 관리’를 목적으로 731억원의 용역계약을 맺었다. 분기별로 4건의 계약은 100%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GS리테일은 지난해에도 763억원의 용역거래를 GS아이티엠과 체결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도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를 위해 지난해 3분기 기준 55억9400만원 규모의 용역거래를 GS아이티엠과 체결했다. 경쟁입찰 방식이라지만 모두 GS아이티엠이 계약을 따냈고, 거래조건도 100% ‘현금지급’이다.

2016년에도 GS아이티엠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GS리테일에서 618억원, GS칼텍스에서 331억원 등 1362억원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이는 GS아이티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부문의 79%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해외매출은 4억여원에 불과해 사실상 내부 일감몰아주기가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갈수록 그룹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건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대표 등 총수 일가의 묵인이 아니면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실적도 꾸준하다. 2008년 75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5년 208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들어 1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가량 감소하고 국내매출도 16% 줄었지만, 계열사 내부거래 금액은 2015년 대비 오히려 255억원이나 증가했다.

전체 국내매출에서 계열사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5년 53.9%에서 2016년 79%로 25%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의식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다른 기업에 비해 “GS그룹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업계의 뒷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GS아이티엠의 이같은 행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 출석한 김병열 GS칼텍스 사장에게 “GS그룹은 허씨 일가 일감 몰아주기 왕국이라는 보도가 나온다”며 “GS아이티엠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땅 짚고 헤엄치는 격’으로 손쉽게 돈을 벌어들여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3세들이 주축이 된 지분구조 탓에 GS아이티엠이 경영승계를 위한 ‘쌈짓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그룹의 지원 아래 몸집을 불리고, 늘어난 수익을 3세들의 배당금으로 돌려 향후 지분 증여 등을 위한 실탄으로 차곡차곡 쌓는 전형적 패턴이다. GS아이티엠은 2016년에 올린 당기순이익 75억1000만원 중 32%에 해당하는 24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전체 배당금 중 오너 일가가 챙긴 금액만 19억30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SI라는 업의 특성상 영업기밀 등을 이유로 타 회사에 맡기기 어려운 측면이 커 공정위에서도 예외조항을 둔 것으로 안다”며 “주주 배당금도 경영승계의 종잣돈으로 보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