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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국민연금, 한진칼 주주권 강화…“조양호 회장 해임도 고려”

[마켓파워]국민연금, 한진칼 주주권 강화…“조양호 회장 해임도 고려”

기사승인 2019. 0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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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느냐 물러나느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명이 오는 3월 중 가려질 전망이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들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다. 이에 따라 이사회 안건 찬반 표시 등 그간의 소극적인 행보에서 벗어나, 국민연금 의결권을 가진 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전망이다. 끊이지 않는 ‘오너 리스크’가 오너 경영자 해임이라는 초강수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에 대한 주주권 행사 방안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전문위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상장주식에 대한 주주권 및 의결권 행사와 책임투자 관련 사안을 검토·결정하기 위해 기금운용위 산하에 설치한 조직이다.

기금운용위는 이날 논의를 통해 ‘임원진에 대한 해임, 연임 반대,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 등을 모두 망라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하는 근거를 수탁자책임전문위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회의에 참석한 기금운용본부에는 주주권 훼손에 대한 정량·정성적 데이터나 주주권 행사에 대한 해외 연기금 사례 등이 부족하다며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이날 기금운용위원들 간에는 조 회장 등 오너 경영진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조 회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 입장이 다수였다”며 “오너가 중 경영에 책임 있는 이들의 해임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자·시민단체 추천 위원들은 이 같은 의견에 일치된 입장을 표했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의사를 표한 곳은 한국경영자총협회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권 행사 강화에 대해서도 위원들 간 의견이 일치했다. ‘갑질’과 횡령·배임 혐의 등의 오너 리스크는 물론 주력 계열사를 이용한 탈세 혐의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KCGI 등 행동주의 펀드까지 움직여 기업 경영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는 게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중론이었다.

아직 국민연금의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다. 하지만 기금운용위의 중지가 오너 일가의 연임 반대로 모아지자, 오는 3월 주총 시 실제 표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양호 회장으로 지분율은 17.84%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28.93%로, 국민연금의 7.34%보다 월등히 크다. 하지만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2대주주 KCGI의 지분이 10.71%에 달한다. 국민연금과 기타 대주주들의 지분을 더하면 경영권 방어를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최대주주는 33.35% 지분을 가진 한진칼이다. 국민연금의 지분은 1월 8일 기준 11.56% 수준이다. 하지만 모회사인 한진칼의 이사회 구성에 따라 대항항공의 경영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한항공은 대표이사인 조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17일 만료된다. 국민연금이 연임 반대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경우 대한항공이 우선적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연금은 3월 주총 시즌을 고려해 오는 2월 초까지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행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총 6주 전까지 통보돼야 한다. 박 장관은 “수탁자책임전문위의 결론을 존중해 최종적으로 기금운용위가 주주권 행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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