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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한화방계 한익스프레스가 뜨는 속내

[마켓파워]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한화방계 한익스프레스가 뜨는 속내

기사승인 2019. 0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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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저비용항공사 투자 경험 주목
인수땐 수송 물류확보 수혜 가능성
주가 8820원…전일보다 21.82% ↑
롯데카드 인수로 자금력 부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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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 후보군에 대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특히 한화는 항공기 엔진 제작과 생산, 정비 등을 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17년에는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에 투자했다가 운전 면허를 받지 못하면서 자금을 회수한 전력도 있어 항공업 진출에 대한 아쉬움도 큰 곳이다. 한화그룹이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만큼 M&A강자로써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게 업계 의견이다.

한화 이외에도 SK·애경·신세계 등 관련 대기업들의 주가도 널뛰기를 계속하는 가운데 한익스프레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이 기업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이 김영혜씨다.

시장에선 한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운송 등 물류 물량 상당수를 한익스프레스가 넘겨받을 것이란 전망이 주가 상승에 불을 댕겼다. 시장의 이러한 믿음은 사실 근거없는 추정만은 아니다. 실제 한익스프레스는 2009년 김영혜씨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한화그룹 계열사로부터 대거 물량을 받아 작년말까지 매출액만 약 4배 상승했다. 현재 한익스프레스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 등 한화 계열사의 일감을 독점적으로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생 김승연 회장의 든든한 지원으로 누이 회사는 지속적인 성장을 하며 연매출 8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클 수 있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익스프레스 장중 920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익스프레스는 이날 전일대비 21.82% 오른 8820원에 마감됐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력 인수자로 떠오르면서 함께 주목받는 곳이다. 한익스프레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이인 김영혜씨와 특수관계인들이 51.97%를 보유한 곳이다.

한익스프레스의 국내운송 부문의 주요고객은 한화케미칼과 한화토탈이다. 국제물류 부문의 주요고객은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 효성이다. 한익스프레스의 영업이익은 주로 국내운송과 유통물류, 국제물류가 담당한다. 작년말 기준 한익스프레스의 영업이익 비중은 국내운송이 62.2%, 국제물류는 9.8%로 약 72%를 차지한다. 한익스프레스의 영업이익 중 70% 가 넘는 상당 부분이 한화그룹 계열사로부터 매출을 얻은 것이다.

실제 한익스프레스 당기 수익의 10% 이상을 한화케미칼이 차지하고 있다. 한익스프레스의 작년말 기준 한화케미칼의 매출액은 811억5000만원에 달한다. 2017년말에는 815억원, 2016년말에는 785억원이었다. 한익스프레스 국내운송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2613억원, 국제물류 부문의 매출액은 985억원이었다. 한화케미칼로부터 얻는 매출액만 따져봐도 한익스프레스의 운송·물류 매출액의 20%가 넘는다. 여기에 한화토탈과 한화큐셀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물량까지 합하면 한화 계열사로부터 얻는 매출액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익스프레스는 2009년 태경화성에서 김승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2009년 5월 김영혜씨는 아들 이석환씨와 함께 한익스프레스의 최대주주였던 태경화성으로부터 지분 50.77%에 달하는 주식을 장외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익스프레스의 전신은 한화그룹 계열사였던 삼화통운으로, 삼화통운은 1989년 한화그룹에서 분리됐다. 현재 김영혜씨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익스프레스의 주식 비율은 51.97%다.

시장에서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한익스프레스가 항공 물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해석한 이유다. 한익스프레스는 김영혜씨가 인수하기 전인 2008년에는 매출 1369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이었다가 2010년에는 매출 2037억원, 영업이익 80억원으로 약 2배 늘었다. 작년말 기준 매출액은 5658억원으로 인수당시보다 4배 증가했다.

한화 계열사들이 한익스프레스에 일감몰아주기로 물량을 주며 몸집을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화학업체 특수성상 업체를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운송 경로와 컨테이너 제작 등도 모두 한화케미칼 위주로 되어 있어서 한 번 바꾸려면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한 업체와 거래를 계속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2017년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에 투자했다가 항공 면허를 못받아 투자금을 다시 회수한 바 있다. 업계는 한화그룹이 계열사에서도 항공기 엔진 생산을 하고 있고 과거 항공업 진출을 꾸준히 타진해온 만큼, 이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다른 인수 후보자들보다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화는 롯데카드 인수전에도 참여한 상황이다. 오는 19일 롯데카드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되는데, 유력 후보로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한화생명과 하나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로는 태영광사업의 적자가 꼽힌다. 한화그룹은 크게 태영광사업, 금융업, 건설업, 화약제조업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데 태양광 사업은 2017년말 437억원 영업손실을 냈으며 작년말에는 33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한화그룹은 롯데카드를 인수해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온 한화생명 등 금융업의 파이를 키워 부진한 사업부문의 적자를 극복하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화생명이 롯데카드의 1조원이 넘는 인수가를 두고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막판에 아시아나항공 M&A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한화의 자금력은 롯데카드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모두 추진하기엔 역부족이다. 작년말 연결기준 한화의 이익잉여금은 3조6600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자금을 1조~1조5000억원으로 책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부채까지 합하면 약 7조원 수준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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