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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형보다 나은 아우’…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실적·주가 다 잡았다

[마켓파워]‘형보다 나은 아우’…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실적·주가 다 잡았다

기사승인 2019. 04.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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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화학업계 호황에서 한발짝 비껴 서있던 금호석유화학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 2011년 기록한 사상최대 영업이익 839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8년 만에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무리한 사업 확장 대신 주력사업인 화학에 방점을 두고 안정과 내실을 다지는 데 힘써온 박찬구 회장의 경영철학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지난해 매출액 5조5849억원, 영업이익 5546억원, 순이익 5031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8년만의 최대 실적이다. 지난 2017년 거둔 영업이익 2626억원, 순이익 2176억원과 비교하면 1년새 각각 111.2%, 131.1% 크게 늘며 실적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주가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 8만4400원에 머물렀던 금호석화 주가는 이달 5일 종가 기준 10만3000원을 기록해, 연초 대비 22% 넘게 뛰어올랐다.

금호석화의 호실적은 최근 감사보고서 ‘한정’ 판정으로 업계에 충격을 준 아시아나항공과 대조를 이룬다.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회장은 이번 감사보고서 한정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그룹 경영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난 상황이다. 비록 재심을 통해 적정 판정을 받아냈지만, 박삼구 회장의 경영복귀는 요원할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삼구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하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고 밝히기도 했다.

‘형제경영’을 내세우며 우의를 자랑했던 금호가(家)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 건 지난 2006년 무렵이다. 박삼구 회장은 그해 대우건설,이어 2008년 대한통운 인수에 나섰고, 이에 반대하던 박찬구 회장과 사이가 틀어졌다. 2009년부터 각종 소송전으로 얼룩졌던 ‘형제의 난’은 2015년 들어 완전한 계열분리를 통해 두 사람의 독자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평소 ‘통 큰’ 경영으로 불리던 박삼구 회장과 주력사업의 ‘내실’ 다지기에 힘써온 박찬구 회장의 경쟁은 ‘형보다 나은 아우’로 일단락된 상황이다.

유동성 위기로 휘청거리는 금호아시아나와 달리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 금호석화의 탄탄한 재무구조도 대조를 이룬다. 2014년 170.3%였던 금호석화의 부채비율은 2017년 들어 134.1%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96.6%로 크게 개선됐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2017년 3712억원이었던 기업잉여현금흐름(FCFF)도 지난해 4470억원으로 대폭 늘며 현금 사정에도 여유가 붙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일 수익성 회복, 이익안정성 제고, 재무안정성 대폭 개선 등을 근거로 금호석화의 신용등급(무보증사채)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강병준 한신평 연구원은 “자회사의 설비 증설이 예정돼 투자 부담이 확대되겠지만,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금소요를 충당하면서 재무안정성을 견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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