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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정책에 미국언론 찬사…동북아 평화시대 주도한다

달빛정책에 미국언론 찬사…동북아 평화시대 주도한다

기사승인 2017. 06. 0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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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나라답게 : 문재인정부 시대정신과 성공 제언]
(5편) 굳건한 한·미동맹
대북압박·대화 병행 인식 공유
한반도 현안 해법 적극 공조
한·미 정상회담 계기로 미래지향적 동맹 업그레이드
문 대통령, 미국 정부대표단과 비공개 만남<YONHAP NO-3177>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청와대에서 매튜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미국 정부대표단과 인사하고 있다. / 제공 = 청와대
나라를나라답게
문재인정부 출범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9년 만에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정부의 대북 대결국면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새로운 대화 국면이 조성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강력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동북아 평화시대를 주도적으로 열어 나갈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김정은 북한 정권이 ‘대화’를 통한 남북 평화시대를 주도적으로 열어가기 위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도 잇단 미사일 도발로 상황을 꼬이게 하고 있어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해외에서 더 주목한 달빛정책 = 해외 언론들은 문 정부 출범에 따라 한국 정부의 지난 9년간의 대북정책이 ‘달빛정책’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영어로 ‘문샤인 팔러시(Moonshine policy)’로 명명되는 달빛정책은 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을 계승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의 영문 성인 ‘문(Moon)’을 따 햇빛정책이 아닌 달빛정책이라는 명명했다. 햇볕정책이나 달빛정책이나 대북 포용론을 큰 줄기로 삼고 있다는 측면에서 달빛정책은 이름만 바꾼 햇볕정책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달빛정책이 과거 햇볕정책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내용과 목적 자체가 햇볕정책과 성격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특파원 출신의 영국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한국 대선이 문 대통령의 완승으로 끝난 지난달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한국, 달빛정책의 시대에 접어들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달리, 문재인정부의 달빛정책은 더 현실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는 대치국면을 완화하고 전쟁을 피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브린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을 미국의 대북 정책을 방해하는 존재로만 여겼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문 대통령과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린의 분석처럼 문 대통령의 달빛정책은 과거 DJ의 햇볕정책과는 ‘목적과 방법론’에 있어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과거 햇볕정책이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남북화해 그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면, 달빛정책은 햇볕정책을 뛰어넘는 실질적 차별성을 만들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게해야만 보수진영의 ‘대북 퍼주기’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고, 좀 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이 내놓은 대표적 대북공약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다. 과거 대북경협이 한반도 평화유지, 대북포용 이라는 당위성을 바탕으로 경협 그 자체에 의미를 뒀다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경협을 통한 남한의 ‘이익’ 창출에 무게가 실렸다고 볼 수 있다. 브린의 분석처럼 실용성을 기반으로 한 ‘햇볕정책의 업그레이드판’인 셈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대동강의 기적” =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중장기적으로 남북을 환동해권·환서해권·중부권 등 3개 권역으로 묶어 경협을 도모한다. 동해권에는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 개발 한 뒤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를 구축하고 서해권은 수도권과 개성공단, 평양, 신의주 등을 연결하는 서해안 경협 벨트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국경제가 직면한 3저(저성장·저출산·저고용) 현상을 이 구상으로 돌파해 나간다는 장기 프로젝트도 품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8월 15일 민주당 대표시절 이 구상을 처음 발표하면서 광복 100년을 맞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꿈이라고 이름 지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중국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도 접목될 수 있는 구상으로 평가한다. 실제 한반도 신경제구상에는 경의선 개보수, 서울~베이징 고속 교통망 건설로 중국 주요 도시와 1일 생활권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핵심 사항으로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보낸 영상축사에서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구상, 담대한 실천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남북이 아우르는 경제공동체는 대한민국이 만든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시켜 세계 경제 지도를 바꾸는 ‘한반도의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모든 전제조건은 한미동맹에서 출발 = 달빛정책의 성공,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실현은 결국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발판으로 삼고있다. 한·미간 이견이 노출되고 충돌이 잦아지면 당장 국내에서부터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반대론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청와대는 김대중·노무현정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만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한·미간 대립 요소로 지적하고 있지만 오히려 문재인정부가 사드 문제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대체로 사드 배치 결정을 박근혜정부의 독단에 따른 결정으로 보고 “이대로 그냥 넘어 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환경영향평가, 국회 비준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사드 반대론자들을 설득하고, 국민적 합의를 모으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사드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이같은 방식을 택하는 것이 앞으로의 한·미 관계에 있어서도 미래지향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딕 더빈 미국 상원의원과의 면담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의 대통령이 국내 사드 논란에 대해 미국에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미국에 설명할 수 있는 열린 자세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 동맹의 첫 시험대는 역시 6월 중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7일 아시아투데이와 전화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 등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가지 이슈에 대한 준비와 대응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두 나라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상호 신뢰를 쌓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관계는 물론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섣부른 기대 보다는 냉정함을 바탕으로 천천히 상황을 관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외교 특사로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에 너무 큰 기대를 걸면 절대로 안 된다”면서 “섣불리 뭔가 큰 합의를 만들어 내려고 하기 보다는 대북 문제에 있어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한·미간의 원론적인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리정부도 아직까지 외교안보라인을 완벽하게 인선이 완료된 게 아니고 미국도 아시아 분야 담당자 등 인사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상견례에 무게중심을 두고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북정책이든 한·미 관계든 일단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지켜보는게 맞다”면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아직 한 달 밖에 안됐다”고 강조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보수든 진보든 어느쪽도 대북정책에 있어 명확한 대안은 없는건 마찬가지”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 두달 사이에 섣불리 뭔가 한쪽 방향으로 결론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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