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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규제 완화될까’…기대 거는 현대차·LG화학·삼성SDI 업계

‘中 전기차 규제 완화될까’…기대 거는 현대차·LG화학·삼성SDI 업계

기사승인 2017. 06.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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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울산사업장
삼성 SDI 울산사업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왼쪽)과 현대차 창저우 공장 전경
문재인정부가 중국과 대화에 돌입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물론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THADD·사드) 배치를 놓고 양국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대화채널조차 가동되지 못했던 전 정부 때보단 낫다는 것이 산업계의 반응이다. 현대차·LG화학·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은 시일이 걸리더라도 양국 관계가 발전적인 궤도에 다시 오르길 기대했다.

◇중국 정부 규제완화 가능성에 기대 거는 현대차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6종의 신차 투입과 중국 맞춤형 인사 영입, 현지 정보기술(IT) 기업과의 기술 제휴 등을 통해 중국 시장 반등을 모색한다.

특히 현대차는 오는 8월 중국 충칭공장 가동을 앞두고 현지 정부의 규제 완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충칭공장은 매년 30만대 규모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는 중국 창저우 공장의 생산력도 10만대 가량 보강할 계획이다. 충칭과 창저우 공장의 생산력이 본궤도에 오르면 현대차는 매년 908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후 중국 측에서 공장 가동 일정을 단축을 요청함에 따라 현대차는 이달 말 중국 충칭시 관계자를 초청해 공장 생산라인을 소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서부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이 될 충칭공장 등 중국에 5개(베이징 3곳·창저우·충칭)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판매 실적을 제외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8월 양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만약 늦춰지더라도 9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 연간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최대 시장이다. 만약 중국 시장의 부진이 계속되면 올해 초 내세운 825만대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에만 4종의 신차를 중국에 투입하며 실적 반등에 승부수를 띄운다. 현대차는 현지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35’와 신형 소형 세단을, 기아차는 현지 전략형 SUV ‘크로스’와 소형 승용차 ‘페가스’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3월 현대·기아차는 ‘올 뉴 위에둥(아반떼)’과 ‘KX7(쏘렌토)’ 등 국내 판매 중인 신형 모델을 중국에 출시하는 등 지난해 4종의 신차를 선보인 것과 비교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 뉴 쏘나타’와 ‘위에둥 전기차(EV)’ 등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친환경차를 올해 안에 추가로 투입, 올해에만 총 8종의 중국 전략 차종을 선보인다.

신차 카드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 기호에 맞는 제품 개발로 반한 정서 잠재우기에 나선다. ‘중국통’으로 알려진 사이먼 로스비 폴크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총괄도 현지 현대차 디자인담당 상무로 전격 영입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 바이두와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협력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통신형 내비게이션과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등 바이두와 개발하는 커넥티드카 기술은 올해 말 출시하는 신차부터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해외 최초의 커넥티드카 개발 전초기지인 중국 빅데이터센터도 이르면 다음달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 센터는 바이두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구이안신구’에 위치해 미래차 기술 개발의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9월에는 브랜드 체험관 현대모터스튜디오 베이징을 개관하고 고객 소통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급성장하는 中 전기차 시장 바라만 보는 LG화학·삼성SDI
LG화학과 삼성SDI도 한·중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사는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배터리 제조사다.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국무원 법규 제정사이트에 중국 공업정보화부(MIT)가 주도한 ‘승용차 평균 연비 관리와 신재생에너지자동차 크레딧 병행 관리방법’(일명 ‘전기차 의무생산제도’) 의견수렴안을 게재했다. 의견수렴안의 골자는 2018년부터 전기차 의무생산제를 실시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기차 생산량 비중을 각각 8%, 10%, 12%로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SDI와 LG화학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보조금 지급 목록에서 빠진 이후 6개월 이상 타당한 이유를 듣지 못한 채 전기차 보조금 목록에서 제외돼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올해 중국 판매 예정인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배터리를 LG화학 제품에서 중국 업체인 CALT 제품으로 변경했다.

양사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모범 기준 인증에서도 네 번이나 탈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5번째 인증을 준비하며 다음 심사 일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언제, 어떤 기준으로 5차 인증을 실시할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양국 정부의 대화를 통해 급성장 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이나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중국 시장에 의존하지 말고 판을 다시 짜야 한다”면서 “지금보다 기술력을 더 높여 유럽과 미국 시장을 개척해야 향후 한·중 관계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후발주자들도 따돌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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