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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정경분리’…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기대감

남북관계 ‘정경분리’…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기대감

기사승인 2017. 06.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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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후보시절 개선공당 재개 주장
당성 후에도 '기회되면 방북' 언급
경제적 이익 넘어 남북 교류 효과
정치적 단호함·경협 함께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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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출범하자 대북사업을 진행하는 업계에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줄곧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하고, 당선 직후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언급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높인 덕분이다. 지난 10년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거듭했다. 금강산 관광로가 끊겼고 개성공단이 폐쇄됐다. 대북사업의 대표기업이었던 현대그룹은 그동안 중견기업으로 내려앉았으며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던 중견·중소기업들의 피해도 막심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관련업계에서는 “이제 좀 숨통이 트이겠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다시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정경분리에 지향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 대북사업 대표주자 현대그룹, 9년간 직원 5분의 1로 줄어
대북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중단부터 개성공단 폐쇄까지 연이은 악재에 사실상 간판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기업인 현대그룹은 지난해 현대상선이 계열분리 된 후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현대아산이 9년째 적자를 이어온 탓에 지난해 중견그룹으로 내려앉았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후 올해 5월까지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은 1조1145억원, 협력업체는 402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직원은 관광 중단 당시 1084명에서 이달 기준 180명으로 내려앉았다.

금강산 관광은 2001년 5만8833명에서 2008년 20만명으로 짧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현대아산 측은 이익을 내는 사업에서 나아가 남북간 교류의 장이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재개되길 바라고 있다.

다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사업이 계속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현대아산 관계자들은 매년 북한을 방문해 관련 시설들을 점검했으나 지난해에는 방문조차 하지 못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2개월 내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으나, 지금은 그보다 시간은 더 걸릴지 모르겠다”면서도 “가능한 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文 대통령 “개성공단 재개해야”…피해규모 8000억원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개성공단은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개성공단은 재개해야 한다”고 언급해 기대감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현 대북 관계를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입주했던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막심하다.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123개 업체의 재산피해 규모는 고정자산 5688억원·유동자산 2464억원 등 모두 8152억원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봤을 때 개성공단을 비롯한 금강산 관광은 북측의 이익 외 국내 중소기업계의 이득도 무시할 수 없다. 산업계에서는 국내 사양산업이 해외 진출을 피하고 남북 공동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활로가 개성공단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무엇보다 남북주민들이 계속 접촉할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추후 이러한 사례들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무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정경분리 지향점으로 두고 대북정책 펼쳐야”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초당적 협력·국민적 지지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경협은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이산가족 상봉은 감소 추세이며 남북협력기금의 사회문화협력 지원도 급감했다. 또한 인도적 지원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북한은 2013년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우리 정부는 대북 재제를 발표해 관계 단절을 지속시켰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통일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대북사업에서 정경분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여기에 지향점을 둬야 한다”면서 “경제적 차원을 넘어 통일의 관점에서 봤을 때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이 귀중한 경험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한과 북한의 삶은 전반적으로 대폭 달라졌기 때문에 교류를 확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중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려면 최대한 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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