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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TV 안팔리는 이유…블랙프라이데이 쏠림현상?

[취재뒷담화]TV 안팔리는 이유…블랙프라이데이 쏠림현상?

기사승인 2015. 0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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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_3
뉴욕 ‘웨스트 나이액’에 위치한 베스트바이 고객들이 지난 2013년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삼성전자 TV를 구매하고 있다./제공 = 삼성전자
최대 80~90% 수준의 폭탄 세일을 진행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진행되다 보니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해외직구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이 시즌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맞불을 놓고 있다. 즉 블랙프라이데이가 미국만의 이벤트가 아닌 글로벌 ‘세일데이’로 자리 잡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인기 품목은 단연 TV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에서만 있던 블랙프라이데이의 TV 수요 쏠림현상이 전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 TV는 당장 필요한 생필품이 아니라 계획된 소비로 구매하는 만큼 이 기간을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해외 직구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1년만 해도 200대가 넘지 않던 TV 해외직구는 지난해 2만대를 훌쩍 넘긴 것으로 예측됐다. 통관세를 면제받는 200달러 이하의 의류·건강식품뿐만 아니라 세금을 내더라도 TV나 휴대전화, 고가 의류 등도 해외 직구로 이용하고 있다.

해외직구를 이용하기 가장 좋은 시즌은 4분기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사이버먼데이’ ‘애프터 크리스마스’ 등 대규모 세일이 기다리고 있다. 사이버먼데이란 블랙프라이데이를 놓친 소비자들을 위해 온라인에서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4분기에 TV 수요가 몰리면서 다른 분기에는 구매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1~2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1분기 TV 사업에서 적자를 냈다. 1분기는 전통적으로 TV 시장 비수기일 뿐만 아니라 신흥국 통화 약세가 겹쳤으며 TV를 살 사람들은 이미 4분기에 구매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TV·가전 등을 포함한 생활가전(CE)부문에서 1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CE부문이 적자를 낸 것은 2010년 4분기 이후 약 4년만이다. CE부문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실적이 나빠진 탓이다. TV사업을 맡고 있는 VD부문 매출은 6조22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6% 하락했다.

LG전자도 4년만에 TV사업에서 적자를 냈다. LG전자의 TV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올 1분기 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HE사업부는 LG전자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 TV 수요가 급격히 몰리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굳이 다른 기간에 살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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