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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유정책 양대 산맥, 알뜰주유소·안심주유소 삐걱?

정부 석유정책 양대 산맥, 알뜰주유소·안심주유소 삐걱?

기사승인 2015. 05.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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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정부 석유정책의 양대산맥인 알뜰주유소와 안심주유소가 삐걱거리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저유가로 알뜰주유소의 취지가 흐려지고 있으며, 가짜 석유를 잡겠다고 도입한 안심주유소에 대해서는 양심적인 주유소에 비용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리터당 100원 싸게 팔겠다’던 알뜰주유소 정책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 현재 정유사 폴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 간 가격차는 평균 20~40원에 불과한 상태다. 특히 정유사들이 보너스 포인트 적립과 신용카드 추가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알뜰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4대 메이저 정유사들은 많게는 리터당 5원에서 10원까지 보너스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유사별 제휴가 된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리터당 30원에서 100원까지 추가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초 알뜰주유소 정책의 취지가 거꾸로 적용돼 정유사 폴 주유소를 이용할 때 알뜰주유소를 이용하는 것보다 리터당 100원 싸게 주유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너스 포인트에 더해 제휴카드 할인까지 생각하면 정유사 폴 주유소가 오히려 알뜰주유소보다 저렴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알뜰주유소는 대부분 고속도로나 지방에 있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짜석유를 잡겠다고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안심주유소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안심주유소 마크를 달기 위해 각 주유소들은 연 600만원(정부지원금 540만원)정도의 관리·감독비용을 석유관리원에 납부해야 하는데 정부의 감독비용을 대다수의 양심적인 주유소들에게 전가하는 행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짜석유를 파는 불량주유소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의 관리·감독비용을 대다수의 양심주유소에 전가하는 것과 같다”며 “이미 정유사와 석유관리원이 각 주유소에 대해 2중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요식행위”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정부측은 알뜰주유소 및 안심주유소 정책이 정유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알뜰주유소로 인해 시장가격 전체가 하락했기 때문에 알뜰주유소보다 저렴하게 휘발유를 파는 정유사 폴 주유소가 생겼다는 말이다. 또 안심주유소 정책은 장기적으로 정유업계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로 인해 과거 독과점구조였던 정유업계에 ‘경쟁’이 도입됐다고 할 수 있다”며 “표면적으로 보면 알뜰주유소보다 싼 정유사 폴 주유소가 등장했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알뜰주유소의 존재가 경쟁을 불러일으켜 국내 휘발유가의 전반적인 하락을 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심주유소가 정착되면서 국민들의 신뢰가 쌓이면 그 혜택은 결국 고스란히 정유업계와 주유소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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