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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36.5℃] “스마트 사인으로 핀테크시대 새 역사 쓰고 싶다”

[파워인터뷰 36.5℃] “스마트 사인으로 핀테크시대 새 역사 쓰고 싶다”

기사승인 2015. 06.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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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봉 KTB솔루션 대표이사
스마트폰·태블릿 패드에 한 서명
획의 속도·힘으로 위조 여부 판단
유출 시 바로 바꿀 수 있어 안심
회원사만 20~30개… 경쟁력은 연합
전 세계 모든 금융권 '친구' 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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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봉 KTB솔루션 대표이사가 스마트 사인 인증 사이트를 선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 이병화 기자photolbh@
인터넷뱅킹·스마트뱅킹 등 금융권에서 비대면거래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금융거래가 편리해지면서 오히려 보안 노출 위험도는 점차 커지고 있다. 그동안 안전하다고 여겨왔던 공인인증서 역시 취약점들이 곳곳에 노출되고 있어 많은 은행들이 대체수단으로 본인인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본인인증 수단으로 생체인증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사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KTB솔루션이다.

국내 1세대 해커출신인 김태봉 대표이사(42)가 자신의 영문 이름 앞글자를 따 2008년 설립한 KTB솔루션은 이미 하나·신한·우리·농협 등에 FDS(Fraud Detection System·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는 기업으로 직원 25명에 불과하지만 세계적으로 앞선 핀테크 기술로 글로벌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스마트 사인 인증이란 무엇인가.

“핀테크 보안의 핵심은 FDS와 본인인증, NON액티브엑스가 필수적이다. 이 중 본인인증에 SMS인증과 신체인증 등이 있는데, 스마트 사인 인증은 신체인증 중 생체행위에 대한 인증 분야다. 한마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터치패드에 서명을 입력한 후 등록된 원본과 실시간 비교해 본인을 확인하는 기술을 말한다. 단순히 서명의 모양만 따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획이 그려지는 속도, 방향과 힘까지 감안해 위조를 차단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정한 패턴을 분석해서 일치성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스마트 사인인증이 공인인증서의 대체수단이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증은 크게 지식기반·소지기반·특징·생체 등으로 분류되는데, 공인인증서는 여러 인증체계의 단점만 모아놓았다. 이미 2010년부터 능력을 잃어버렸고, 우리의 FDS가 은행의 공인인증서를 지키는 보안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이 올 초만 해도 NFC 등의 소지기반의 인증방식을 도입했지만 단말기 단가가 비싸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활용도가 떨어졌다. 또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체인증에서 지문·홍채·안면·정맥 등의 인식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사인인증은 사람들의 거부감도 덜해 보급률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봤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서 관심을 보이며 연내에 스마트사인 인증을 인터넷과 모바일뱅킹에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사인 인증의 방식은 어떠한가.

“지문·홍채 등 생체특징으로 인한 인증은 인식률을 이야기하지만 동적인 생체행위에 대한 사인의 경우는 통과율을 봐야 한다. 내 사인이 언제나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5번까지는 20%의 통과율로 정했다. 통계적으로 살펴보니 10번 중 9번은 20%의 통과율을 보였다. 5번 중에서 93%의 일치율을 보였다면 그 이후에는 88%로 통과율을 높이는 등 가변적으로 사람에 따라 통과율을 정해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게끔 한다.”

스마트 사인 인증의 최대 장점은 경제성과 대체가능한 수단이란 점에 있다. 자신의 단말기에 전자사인만 하면 되는 방식이라 간편하고 별도의 디바이스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또 지문이나 홍채 등은 한번 유출이 되면 다음 사용에 한계가 있지만 사인은 설혹 유출이 되더라도 끊임없이 바꿀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안전장치 2~3개를 두고 있어 철저한 보안을 자랑한다.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기술력을 알아보고 KTB솔루션의 스마트사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ICT 스프링 유럽 2015’ 글로벌 핀테크 경영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으며, 네덜란드 정부기관 담당자로부터 현지 진출을 제안받기도 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소재의 알 수와이디 그룹과 협력을 맺고, 중동서 핀테크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23일에는 금융 및 보안 전문 컨설팅 업체 테티스에프에스와 생체행위 인증 기술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관계(MOU)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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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봉 ktb솔루션 대표이사가 스마트 사인 인증과 비대면금융거래에서의 인증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병화 기자 photolbh@
-전세계 10개 인증센터를 두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들었다. 스마트 사인인증은 고부가가치 사업인가.

“향후 4년 안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유럽·북미·아시아·중동 등에 권역 인증센터 및 글로벌 헤드쿼터도 두는 등 목표를 크게 잡고 있다. 성장가능성은 충분하다. 스마트 사인인증은 지난해 말 개발했는데 불과 5개월 사이 이 정도의 반응을 보이리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전세계 모든 금융권에서의 인증체계를 우리의 솔루션으로 바꾸면 단시간 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문제없다고 본다.”

김 대표이사는 KTB솔루션에 앞서 사업가의 통과의례처럼 세 번의 쓴맛을 봤다. 대학생 때 ‘파워해킹테크닉’ ‘해커X파일’ 등으로 인세를 모아 출판사를 인수했지만 화재로 문을 닫았고, 한번은 남의 욕심으로 사기를 당해, 또 한번은 자신의 욕심으로 문을 닫으며 세 번 망해봤다. 그때마다 낙천적인 성격과 더불어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로 재기를 도와줘 여기까지 왔다.

지난해 역시 한번의 고비가 있었다. 정권이 바뀐 후 정책인사 담당이 결정되지 않으면서 이렇다할 성과가 없이 1년 동안 적자만 봤다. 핵심인력 4명만 남고 모두 퇴사시켜야 했던 아픔도 있었다.

“FDS에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FDS산업포럼을 결성해 회원사를 모집하고 우리의 플랫폼을 가져다 쓰게 했다. 영업을 하지 않고 라이선스만 챙기니 흑자로 돌아서더라. 회원사만 20~30개업체다. 연합이 되니깐 은행에 입찰을 들어가도 10개 중 9개는 우리의 플랫폼을 썼다. 당연히 경쟁력에서 앞설 수밖에 없었다. 모두를 적이 아닌 친구로 삼으니 내가 살길이 보였다.”

그는 4년 후 또다른 신화를 꿈꾸고 있다. 어느 정도 보안인증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다른 사업을 구상 중이다.

“올해나 내년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수익을 나눠줘 모두를 부자로 만든 다음, 다음 사업아이템으로 그들에게 투자를 받고 싶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사업아이템은 혁신적인 에너지와 혁신적인 운송수단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 머릿속에 있다. 일급비밀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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