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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대학생 인턴에 “대충해, 어차피 은행 올 것 아니잖아”

은행원, 대학생 인턴에 “대충해, 어차피 은행 올 것 아니잖아”

기사승인 2015. 07.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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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돌리기 등 허드렛일 아니면 시간때우기하는 은행인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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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접수가 마감된 하나은행의 대학생 인턴모집에는 4000여명이 몰렸다.

50여명 안팎만을 뽑고 실제 은행 입사로 전환되지는 않지만 금융사에서 일하고 싶은 대학생들의 지원이 쇄도한다.

‘하늘의 별 따기’인 금융사 입사를 위해 조금이라도 현장에서 일해 본 경험을 쌓기 위한 노력이다.

주요 은행들의 인턴 모집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대학생 인턴을 모집해 지난 3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운영했다.

국민은행도 하계인턴 선발전형을 현재 진행 중이고 신한은행에서는 국내 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턴을 내달 2일까지 모집한다.

하지만 실제 은행 인턴들의 현실은 허드렛일은 물론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막말’에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

2012년 H은행 동계인턴을 경험했고 현재 서울 지역 A여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조 모씨(25)를 서울 돈암동에서 만나 은행 인턴에 대해 알아봤다.


▷보통 은행 인턴의 근무기간은 몇 개월 정도죠? 급여는 대략 어느 정도수준인가요?

은행권은 시중은행의 경우 1~2달, 기업은행은 5~6개월 정도로 운영하죠. 페이(급여)는 시급으로 6000원 정도, 한 달에 120만원 정도 받습니다.

▷어디서 어떤 업무를?

은행인턴은 거의 영업점으로 가요. 집 근처 지점(경기도 소재)에서 일했습니다. 아침에 가면 딱히 하는 일이 많지 않아요. 청원경찰처럼 고객을 맞아 인사도 하고 서류정리같은 것도 돕죠. 인터넷뱅킹 신청서나 그런 서류들이요. 할 일이 너무 없어서 서류 같은 거 손님 맞을 때 작성해야 되잖아요. 작성해야 하는 곳, 이름이나 서명 부분에 형광펜 같은 걸로 칠해주잖아요. 그걸 미리 다 칠해놓기도 하고...

▷은행 인턴이 금융권 입사에 도움이 되나요?

실제로 자기소개서 쓸 소재 거리는 되는 것 같아요. 가끔씩 은행 홍보하러 나가거든요. 팸플릿이나 이런 것 나눠주고. 책임자급 직원 분들하고 점심시간에 가서 아파트 단지에서 카드 전단지 돌리고 전세자금대출 전단지는 재개발 단지에서 4000장 정도 돌려봤어요. 어차피 할 일이 없으니 이런 일도 다 배워야하는구나 했죠. 나중에 자소서 쓸 때는 그거(전단지 돌린 것)밖에 쓸 말이 없더라고요.

▷힘들었던 점은?

직원 분들도 본인의 업무가 많으신데 추가로 인턴을 받는 거잖아요. 인턴의 입장에서는 그게 엄청 눈치가 보여요. 일은 많은데 도와드릴 수는 없고 눈치가 보여서 아예 인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해요. 직원 분들도 ‘대충해 어차피 은행 올 것 아니잖아’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시고 그래요.

마지막 학기를 남겨놓고 아직도 금융권 입사를 희망하는 조 씨는 은행들의 인턴모집에 대해 “정부가 인턴채용을 원하니까 정부 때문에 하는 것 같다”며 “진짜로 (은행에 취업을) 하고 싶어서 하는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인턴이 굉장히 중요한 시간인데 안에 계신 분들(은행원)은 억지로 받아주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인턴들을 좀 더 통일되게 관리해주고 실무적인 것도 더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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