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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제노동’ 인정…한일 극적 합의로 일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일본 ‘강제노동’ 인정…한일 극적 합의로 일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기사승인 2015. 07. 0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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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마
일본 세계유산 등재 심사 오늘로 연기, 일 언론 “한일, 유네스코 유산 등록 ‘강제노동’에 이견”. 사진은 일본 나가사키현의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 출처=/위키피디아
일본 메이지산업혁명 유산이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규슈-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에 대한 심사결과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일본이 신청한 23개 근대산업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최종 등재됐다.

이에 따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은 한·일 양국은 극한 충돌을 피하고 윈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일제 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는 우리의 원칙과 입장을 관철했다. 일본은 논란 속에 세계유산 등재가 세계유산위원회 차기 회의로 미뤄질 수 있다는 부담을 덜고 등재를 마친 것이다.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산은 규슈와 야마구치 지역 8개현 11개시에 있는 총 23개 시설이다. 이 중 한·일 양국간 논란이 됐던 곳은 모두 7곳이다.

일명 ‘지옥섬’으로 불리는 하시마(군함도) 탄광을 비롯해 나가사키 미츠비시 제3드라이독·대형크레인·목형장, 타카시마 탄광, 이미케의 미이케 탄광과 미이케 항, 야하타의 신일본제철 등이다. 이곳 모두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곳이다. 이곳에서 약 5만 8000명의 조선인들이 인간 이하의 조건에서 가혹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한·일은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놓고 그동안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군함도를 비롯해 7개 시설에서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의 반영 여부를 놓고 입장이 엇갈려왔다.

우리 측은 강제노동을 명시하고자 했고 일본 측은 되도록 강제노동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등재가 예정됐던 4일에는 한·일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최악의 경우 ‘만장일치’라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 관행을 깨고 표결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 난항 끝에 극적 합의가 나오면서 세계유산위원회 21개국 만장일치로 등재안이 통과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조선인의 강제노역은 결정문의 본문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 대표단의 발언록과 각주를 연계하는 2단계를 거쳐 등재 결정문에 나타났다.

일본 대표단은 등재결정 직전 위원국을 상대로 한 발언에서 “일본은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한 동원으로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했으며 2차대전 당시 일본 정부도 징용정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일본은 정보센터 설립 등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해석전략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등재 결정문에도 각주를 통해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의 발표를 주목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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