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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주객전도’된 해수부 장·차관 일정

[취재뒷담화] ‘주객전도’된 해수부 장·차관 일정

기사승인 2015. 07.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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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정부부처의 수장인 장관은 해당 부처의 소관사무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또 국회에도 나가 의원들에게 정책에 관한 설명을 하고, 필요하다면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 등의 협조를 구하는 일도 마다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밑 차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현행법에 특별히 정해진 바는 없지만, 보통은 해당 부처 내 2인자로서 장관을 보좌하고 유고 등 상황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날 해당 부처 사업과 관련된 (소소한)행사와 국회 상임위 일정이 겹쳤을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안의 경중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개 장관은 여의도로 가고 차관이 대신 행사장에 참석하는 게 많은 이들의 상식적인 판단일 겁니다.

하지만 지난 6일 있었던 해양수산부 장관과 차관 일정은 이런 상식적인 판단을 혼랍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이날 유기준 장관은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의 자연방류 행사가 진행되는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문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있었고, 이 자리에 유 장관 대신 김영석 차관이 참석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날 회의 안건은 ‘2014회계연도 결산’과 ‘2014회계연도 예비비지출 승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개체수가 110여 마리에 불과한 남방큰돌고래가 어민들이 쳐놓은 정치어망에 잡혀 가두리 생활을 하다 야생성 회복훈련을 거친 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인 만큼 이날 자연방류 행사가 주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있었던 국회 상임위 일정이 결산의결 전체회의란 점에서 주무부처 장관 대신 차관이 참석한 것은 다소 이해되지 않는 결정입니다.

이에 해수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에 관한 보고를 하는 상임위 소위에는 장관 대신 차관이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지난 2일 있었던 농해수위 전체회의 때 유 장관이 한 차례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보고도 드린 적이 있는 만큼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세상에 가급적 해서는 안될 일이 남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농해수위의 또다른 소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이동필 장관은 이날 여인홍 차관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오전 상임위 결산의결 전체회의는 물론, 오후에 있었던 본회의에도 참석해 대조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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