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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선일까? 악일까?’ 영업대행의 불편의 진실

[취재뒷담화] ‘선일까? 악일까?’ 영업대행의 불편의 진실

기사승인 2015. 07.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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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_한수진기자님
늦은 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기자님, 가맹점 개설이 지지부진해 답답해요. 방법도 모르겠고 하루하루 자금 압박은 심해지고 있으니 도움이 필요합니다. 영업대행 업체 아는 곳 소개 시켜주세요.” 프랜차이즈 업계에 발을 디딘 이후 가장 많이 요청(?)을 받는 부분이다.

영업대행은 말 그대로 계약관계를 맺고 영업적인 부분을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점포개설을 대신 도맡아 진행하는 것을 핵심사항으로 내건 경우가 대다수다. 한마디로 ‘영업대행=가맹점 확대’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결국 창업예정자들을 유치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점포 입점을 도와 가맹점 운영을 하게끔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프랜차이즈 본부의 존립여부가 달린 중차대한 일을 왜 본사 자체에서 해결 못하고 대행업체에 맡겨야 하는 것일까. 마케팅부서나 점포개발팀이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여러 이유가 작용하겠지만 우선적으론 준비 없이 뛰어든 열악한 프랜차이즈 본부의 난립과 전문 인력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생각보다 전문적이고 많은 인력풀을 필요로 한다. 외식업의 경우만 놓고 봐도 기획·연구개발(R&D)·마케팅·유통채널·상권조사·물류·슈퍼바이저·회계·홍보 등 복잡한 조직도를 갖춰야 할 뿐 아니라,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분야가 없다. 하지만 아직도 음식으로 대박치면 바로 본부를 만들어 가맹자를 모집하면 되는 줄 안다. 그래서 쉽게 뛰어들고 안일하게 접근하다 사단 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처음부터 철저한 준비란 게 없었으니 자체 내 전문 인력을 활용한 시나리오가 존재할리 만무하다.

그리고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력이 공급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상이 벌어지면서 외부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극복해 나가며 자체인력을 양성, 활용해 나가기엔 역량도 부족한데다 시간과 투자비용의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생계형을 표방한 열악한 환경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절반을 넘는 구조에선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시장의 특수성과 환경적 요인으로 성행하게 된 것이 바로 영업대행이다. 안전하면서도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선택하지만 업계에선 선악과로 불릴 만큼 위험성을 띠고 있는 논란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일단 본부가 서울에 위치해 있고 전국적으로 점포 매물을 확보해 놓지 않은 상태라면 지방 가맹개설에 해박한 전문 업체에 맡기는 편이 낫다. 역으로 지방에 본부가 있는 경우에도 서울수도권 전략을 위해 적용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그토록 전문적인 서포트를 위해 협약을 맺었지만 자격미달인 업체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대행을 의뢰하는 쪽이 신생 혹은 경험이 적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인의 이름을 빌리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가맹점주로 위장하고 몇 달 운영하다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미 영업대행료는 지불이 완료된 상태에서 잠수를 탄 대행업체로 인해 발을 동동거릴 수밖에 없다. 가맹거래 계약 전권을 넘겨줬기 때문에 가짜 계약서인줄 모르고 있다가 그대로 당한 케이스다. 문제점은 가맹개설 이후에도 발생된다. 왜냐하면 사후관리 및 가맹점 수익계산까지는 그들의 역할이 아니란 사실 때문이다. 상권보호나 동종업종 분석을 하지 않고 가맹점 개설하면서 발생하는 데미지는 오롯이 본사의 몫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여기에 비용도 문제로 거론된다. 창업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과잉경쟁과 임대료 상승까지 합해지면서 영업대행료 값이 지속적으로 상승, 일부에선 상식 이하의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창업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정확한 계약에 따른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서로 윈윈하는 구조가 완성되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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