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엘리엇, 삼성 주식 팔아치우나…향후 행보는?

엘리엇, 삼성 주식 팔아치우나…향후 행보는?

기사승인 2015. 07. 29.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추정 손실액만 300억원 규모…손절매 가능성 높아
주가 하락 시 주식매수청수권 행사 배제 못해
합병 무효 소송 시 승소하기는 어려울 듯
삼성물산-엘리엇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철수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엘리엇이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발급받았던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것은 통상 매각을 위한 사전절차인 점을 감안하면 손절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질주주증명서란 주주로서의 권리행사를 가능하게하는 증명서로, 발행 시 해당 주주는 행사기간 동안 주식 처분 및 거래가 제한된다. 하지만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하면 주식 처분 제한이 해소되며 매각이 가능해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초 삼성그룹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지금 시점에서 손실만 안고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의 향후 행보에 대한 유력 시나리오로 △보유 지분 매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효 소송이 언급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유 지분 매각이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엘리엇이 삼성물산(지분율 7.12%)·삼성SDI(1%)·삼성화재(1%) 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납한 것은 보유 주식을 처분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합병 발표 이후 8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삼성물산 주가가 5만7000원까지 급락, 3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손절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의 합병 물밑 작업이 진행되던 지난 3월경부터 삼성물산 주식 773만2779주(4.95%)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매입 시점은 확인할 수 없지만, 3월 최저가(5만5400원)와 최고가(6만2500원)의 평균 주가(5만8950원)를 산정해 계산할 경우 투자금액 대비 150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이후 지난달 3일 1주당 6만3560원에 추가 매수한 339만3148주(2.17%) 역시 당일 주가(5만7000원)와 비교했을 경우 손실액만 22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합병 법인의 주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엘리엇이 처음부터 삼성그룹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쉽게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법인의 보유 자산 가치를 고려했을 때 조기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향후 계열사 배당, 브랜드 로열티 수취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의 추가 개선을 통해 합병 이후에도 지분가치를 극대화할 기회는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지분 매각 가능성을 내비치며 주가를 끌어내린 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당일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5만7234원)와 불과 234원 차로, 남은 일주일 동안 최대한 주가를 끌어내리는 방법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합병 후 삼성물산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을 뿐더러 섣불리 매각에 나섰다가 손해만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한편 소송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무효 판결이 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실제 소송을 제기할지는 의문이다. 상법 236조에 따르면 주주는 합병 등기가 있는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합병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