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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리부트⑤]글로벌 안착 이끈 MK ‘현지화’… 원심·구심력 ‘균형잡기’ 나설때

[현대차리부트⑤]글로벌 안착 이끈 MK ‘현지화’… 원심·구심력 ‘균형잡기’ 나설때

기사승인 2015. 0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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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확장 성공했지만 결집력 느슨해져
그룹 가치 공유할 강력한 컨트롤 필요
해외 법인장회의 늘려 품질·비전 공유
문제발생 대응 위한 원스톱 조직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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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 미국 사람이 되고 미국 사람은 현대 사람이 돼야 해. 식당에도 김치 갖다 놓지 마. 햄버거 먹으면서 서로 부딪히면서 대화해” 2003년 5월 아직 공사가 한창이던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찾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재원들을 불러모아 당부한 말이다. 현대·기아차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이후 유럽·중국·인도·중남미 등에도 현지 공장을 세우며 외연을 넓혀갔다.

#이달 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 세계 70여 법인장을 서울 양재동 사옥에 불러모아 격려하고 하반기 전략을 점검했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 현재 전 세계 9개국에 연산 449만대 규모의 12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매년 두 차례 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지 전략을 점검·지시한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연 1000만대 생산시대’를 이루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눈앞에 ‘구심점 다지기’라는 새로운 과제가 놓였다. 그간 현지화를 통해 각 지역마다 판이한 문화·근로환경·시장상황 등에 맞추며 외연을 넓혀왔지만, 그만큼 느슨해진 결집력을 제고할 때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품질·생산효율성 등을 표준화하고, 근로자들이 그룹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18년까지 해외 9개국에 연산 554만대 규모의 12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해외 공장까지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는 2018년 국내외를 합쳐 896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실제 생산은 통상 생산규모의 110~120%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8년 현대기아차의 연간 생산량은 10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간 현대·기아차는 철저하게 현지화하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 사람은 미국 사람이 되고 미국 사람은 현대 사람이 돼야 한다’던 정 회장의 일갈처럼 현지화에 주력했다.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인도·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에서는 그 시장의 선호를 분석해 크레타·HB20 등 현지인의 선호에 딱 맞는 현지차종까지 개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800만5152대를 팔아 완성차업체 가운데 다섯 번째로 800만대를 돌파한 브랜드가 됐다. 이전까지 전 세계에서 한 해에 800만대 이상을 판매한 브랜드는 토요타·폴크스바겐·GM·르노 닛산 등 네 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지화를 통해 급격히 외연을 넓힌 만큼 결속력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브랜드 차원에서의 품질·가치·비전을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오랜 시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온 비결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그룹 차원에서 해외 법인들의 전략을 점검·조정하는 해외 법인장회의를 좀 더 빈번히 열어 상시적으로 품질·가치·비전을 공유해야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해외 법인장 회의는 정 회장 주재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예전과 달리 자동차 자체가 복잡해졌다. 시장상황도 더 빠르게 변하고 있고 현지 공장도 워낙 많다”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반응이 워낙 즉각적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원스톱으로 대응할 수 있는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껏 현대·기아차는 해외로 뻗어나가는 원심력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구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원심력과 구심력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 어디인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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