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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롯데그룹에 드리운 3가지 악재

‘경영권 분쟁’ 롯데그룹에 드리운 3가지 악재

기사승인 2015. 08. 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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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이다. ‘형제의 난’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공공의 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식품과 유통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기업인만큼 국민적 공분은 기업의 위상까지 흔들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단순히 롯데가(家)의 두 형제 중 누가 경영권을 가지느냐에 그치지 않고 롯데그룹 사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롯데그룹은 얻는 것보다 실(失)이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롯데그룹에 계속해 먹구름만 드리우는 형국이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국세청 칼 휘두르나

롯데그룹이 화살받이가 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투명하지 않은 밀실경영이다. 일본 롯데그룹의 계열사 100%가, 한국은 89%가 비상장회사고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다. 계열사끼리의 순환출자 방식으로 엮여 있어 그룹 전체의 지분이 0.05%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동안 ‘황제경영’으로 그룹 운영을 주도할 수 있었다.

이런 롯데의 경영구조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나씩 베일을 벗으며 국세청도 칼을 꺼내들었다. 국세청은 최근 롯데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홍기획은 롯데그룹 계열사에서만 80~90%의 물량을 수주하는 계열사로 국세청은 이미 계열사간 금융거래 내역 등 상당수 자료를 확보했으며, 최근의 그룹 상황과 관련해 조사 대상 계열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과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로 최대주주로 올라 있고, 12개로 분할돼 있는 일본 투자회사인 L-투자회사가 72.65%의 지분을 보유한 100% 일본 출자회사다. 국세청이 호텔롯데에까지 세무조사를 확대한다면 그동안 베일에 가려진 L투자회사의 실체가 드러나 롯데그룹의 지분싸움에 또다른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무늬만 한국기업” 비판에 불매운동까지

무엇보다 롯데그룹은 ‘반(反) 롯데 분위기’ 정서 확산에 따른 불매운동이 걱정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에 지배되고 있는 한국 롯데그룹의 태생적 한계가 드러나며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불매운동으로까지 불이 붙었다.

금융소비자원은 4일 “롯데 사태는 국내 재벌의 비양심적인 작태를 드러낸 단면”이라고 비판하며 “롯데카드·롯데백화점 등 롯데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다룬 기사에도 ‘국민들의 애국심을 이용해 돈벌어 일본으로 빼가는 무늬만 한국기업’ ‘롯데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꽂아놓은 빨대’ 등 부정적인 댓글이 대부분이다. 그간 한국에서 쌓아온 그룹 이미지는 이번 사태로 바닥까지 추락한지 오래다.

◇‘황금알 낳는 거위’ 면세점 입찰 불똥튀나

국민적 여론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당장 오는 9월25일부터 시작되는 면세점 입찰이 문제다.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리는 시내 면세점의 매출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으로서는 이번 사태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이다. 롯데면세점의 서울 소공점과 잠실점이 오는 12월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로서는 반드시 따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지만 관세청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면세점 재승인은 큰 하자가 없을 경우에 대부분 그대로 이뤄져왔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마냥 안심할 수 없다. 만약의 경우 어느 한 곳을 놓칠 수도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사업자에 우선권을 두지 않는다고 관세청이 선언한 만큼 경쟁입찰을 통해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지난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떨어진 신세계그룹을 비롯해 현대백화점그룹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이미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9763억원으로 서울시내 6개 면세점의 지난해 총매출액(4조3502억원)의 45.4%를 차지하고 있는 알짜배기 소공점을 빼앗긴다면 롯데그룹으로선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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