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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1000만 반려동물 시대…펫보험은 외면 당해

[취재뒷담화] 1000만 반려동물 시대…펫보험은 외면 당해

기사승인 2015. 08.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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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람 경제부 기자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에 육박하면서 관련 소비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반려동물 의료비가 발생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펫보험 시장만은 싸늘합니다.

해외와 비교해보면 블루오션인 이 시장을 유독 우리 보험업계가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의 펫보험 가입률은 20%, 총 35개 보험사에서 86개의 보험상품을 내놨으며 시장규모는 1조4000억원이 넘습니다. 이 시장은 매년 17% 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펫보험 가입률은 10%, 일본은 4%에 이르고 시장 성장률도 연 평균 18%가 넘습니다.

우리나라 펫보험 보험가입률은 0.1% 미만으로 추정되며,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 단 2개사에서 3개의 보험상품만을 내놨습니다.

보험업계는 더이상 신상품을 개발하지 않는 등 냉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보험료 산정이 어렵고,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한 보험업 관계자는 “지금 판매되고 있는 애견보험료도 연 50만원 정도로 적은 수준은 아니다”며 “다른 보험상품보다 손해율이 높고, 애견을 이용해 과도하게 보험금을 청구하는 도덕적해이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도입된 단종보험대리점 및 설계사 제도로 동물병원에서 직접 수의사들이 펫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지만, 제도 시행 이후 실제 동물병원에서 판매된 펫보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의사나 병원 직원이 보험 판매를 위해서는 10시간(공통과목 8시간, 보험과목 2시간) 교육을 받고 손해보험협회에 단종보험대리점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보험판매 경험이 없는 수의사들은 복잡한 수료 과정을 밟으려는 의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보험사들도 난색을 표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동물등록제의 등록률이 절반에 못 미치고, 동물병원 치료비가 정가로 책정되지 않아 보험금 지급 기준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죠.

또 다른 보험업 관계자는 “일반 병원에서의 치료에 대한 보상 심사도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동물병원 치료는 비용이나 시스템이 천차만별이어서 감별하기가 쉽지 않다”며 “보험료 산정에 어려움이 있고, 생각만큼 시장이 활발하지 않으니 보험사들도 새 상품을 만드는 데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 보험업계는 여러 이유를 들며 펫보험 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지 않고 있지만, 잠재 고객을 잘 활용한다면 정체된 보험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요.

관련 제도 정비와 업계의 관심과 홍보가 뒷받침되어 우리나라 펫보험 시장도 해외 만큼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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