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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인수 딜레마…그룹 재건 난항

[마켓파워]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인수 딜레마…그룹 재건 난항

기사승인 2015. 08.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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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과 채권단이 각각 제시한 금호산업에 대한 주식가치가 적잖은 차이를 보이면서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그룹을 재건하려는 박 회장을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

박 회장과 채권단의 주식가치가 1400억원을 넘으면서 자금동원 능력 한계를 지적받고 있는 박 회장의 고민을 키우는 모습이다. 무리하게 자금을 동원할 경우 금호산업 인수 이후 재무적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반면, 채권단의 입맛을 맞추지 않을 경우 금호산업 인수라는 그룹 최대 현안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주식가치는 올해 1월 2일 기준으로 주당 2만2300원에서 지난 28일 1만7500원으로 21.3% 하락했다. 시가 총액도 7721억원에서 6076억원으로 4700억원 넘게 줄었다.

이런 가치 하락은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채권단과 박 회장 간 가격협상에서 양측의 간극을 넓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박 회장이 채권단에 제시한 금호산업 인수가는 주당 3만7564원(6503억원)이었지만 채권단이 내부적으로 합의하려 했던 금액은 7935억원이었다.

박 회장이 제시한 3만7564원은 현재 주가대비 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그룹측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프리미엄을 충분히 포함시켰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 27일 산업은행이 채권단회의에서 제시한 주당 4만5485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더욱이 산은이 채권단 회의에서 제시한 주당가격에 대해 미래에셋 측이 더 높은 주당 가격을 주장하고 있어 이 간극은 더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7월 금호산업 지분 인수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박 회장 측은 3만1000원대의 주당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채권단은 6만원 수준의 주당가격을 원해 왔다. 당시에 비해서는 상당부분 양측이 협상 접점을 찾았지만 막판 협상가 도출에서 채권단 내 의견 차가 있는 만큼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가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박 회장이 제시한 6503억원은 채권단이 수용할 수 있는 최소 가격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채권단의 제시가격은 이보다 높은 7000억원 초중반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이 이번주 다시 추진하는 매각가 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지금은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봐야 하는 시기”라며 “우리가 제시한 가격과 채권단에서 나온 가격 사이에서 어떻게 결정되는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단이 어느 가격선을 제시할지 모르지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결정 시한이 한 달의 여유가 있고, 인수작업에 들어가도 계약시행하는 데 3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다”며 “자금 동원의 문제는 당장 고민할 사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룹 측은 6503억원에 대한 자금동원 계획은 이미 마련된 상태고 추후 채권단 제시 가격이 올라갈 경우 이에 맞춰 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게 협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7000억원 중반대 이상으로 가격이 올라갈 경우 자금 동원에 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박 회장이 계열사를 통한 자금 융통은 거의 불가능한데다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를 통한 자금 동원 역시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7000억원대의 자금을 동원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자금 상환 부담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상장사이자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금호타이어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연초대비 28.7% 하락했고, 금호타이어는 35.7% 급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자금 동원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며 “이번 주 채권단이 어떤 가격을 제시하는가에 따라 금호산업 인수전이 또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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