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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첫 재판…“범인은 에드워드 리” 혐의 전면 부인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첫 재판…“범인은 에드워드 리” 혐의 전면 부인

기사승인 2015. 10. 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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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더 존 패터슨이 검찰 관계자들에게 압송되고 있다./사진=최중현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구속기속된 아더 존 패터슨(36)이 첫 재판에서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8일 패터슨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패터슨 측 변호인은 “피해자 조중필씨를 찌른 사람은 에드워드 리(36)”라고 재차 주장했다. 패터슨 측은 △거짓말 탐지기 반응 △혈흔 분석 신빙성에 의문제기 △일사부재리의 원칙 등을 주요 논리로 삼았다.

◇ “리가 마약에 취해 범행”vs “패터슨, 전신에 피 묻어”

패터슨 측은 “리는 당시 마약에 취한 상태였고 마약 거래도 한 적이 있다. 사건 당시 리는 ‘우리가 사람을 죽였다’고 친구에게 말했다”며 “리가 낄낄대며 웃으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은 환각 상태에서 벌인 범행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패터슨 측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가증스러운 살인범”이라며 “사건 기록을 보면 패터슨이 스스로 요청해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했고 아무런 변화도 없던 것으로 나온 반면, 리는 거짓말 반응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패터슨이 피가 더 많이 묻었다고 하는데 당시 패터슨은 흰색 옷을, 리는 다크블루 계열의 옷을 입었다”며 “패터슨의 셔츠는 사건 이틀 후에 압수된 반면 리의 셔츠는 그로부터 닷새가 지난 후 압수됐다”며 혈흔 분석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패터슨 측은 이미 이태원 살인사건과 관련해서 한 차례 수사와 재판을 받은 만큼 다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도 항변했다.

이에 검찰 측은 “리에 대한 법원 확정 판결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당시 패터슨에게 적용된 증거인멸 혐의 사건과도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피해자의 상처에 비춰보면 범인은 전신에 피가 묻을 수밖에 없는데 피고인은 당시 머리, 손, 옷 등 전신에 피를 뒤집어 쓴 반면 리는 손과 옷에만 소량이 묻었다”고 맞섰다.

검찰 측은 “범행 후 피고인으로부터 ‘사람을 죽였다’는 소리를 들은 피고인 친구의 진술과 피고인이 범행 현장에서 칼을 쥐고 나왔다는 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오늘 첫 재판 참석하는 에드워드리 아버지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의 첫 공판준비기일인 8일 오전 처음 범인으로 지목됐던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수염깎은 패터슨 쑥색 수의 입고 등장…피해자 어머니 “범인 꼭 밝혀졌으면…”

이날 패터슨은 쑥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으며 피고인석에 앉은 뒤 여유로운 표정으로 방청석을 둘러봤다. 지난달 23일 국내로 송환될 당시 덥수룩하게 길렀던 수염은 면도를 했고 통역원이 하는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주의 깊게 듣는 모습을 보였다.

패터슨은 ‘재판과 관련해 진술하고 싶으면 기회를 주겠다’는 판사의 물음에 “일사부재리 원칙과 공소시효에 대해 심리하신 것인가”라고 물어본 뒤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의 어머니 이복수씨(73)는 “이번에는 재판이 공정하게 이뤄져서 범인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적 사안이 높은 사건인 만큼 200명 가량의 방청객을 수용할 수 있는 417호 대법정은 방청객들로 가득 찼고 피해자의 부모는 방청석 넷째 줄에 앉아 말없이 재판을 지켜봤다.

리의 아버지는 피해자 부모의 반대편 방청석에 앉았다. 그는 패터슨 측 변호인이 “패터슨을 미국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머니가 미 군속과 결혼했다가 헤어져 홀어머니가 키운 불쌍한 사람”이라며 “반면 리는 엄마, 아빠가 다 한국인인데 어떻게 해서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고 변론하자 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리의 아버지는 기자들과 만나 “리는 증인신문 때 법정에 출석하게 될 것”이라며 “패터슨이 지금도 (살인을) 안 했다고 하는 데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패터슨의 재판을 6개월 내에 끝낼 계획이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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