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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뇌물수수 의혹 ‘뭉칫돈’ 자체 감사 착수…반기문에게도 부담?

유엔, 뇌물수수 의혹 ‘뭉칫돈’ 자체 감사 착수…반기문에게도 부담?

기사승인 2015. 10. 0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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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애시 전 유엔총회 의장. 출처=/AP 연합뉴스
유엔이 존 애쉬 전 유엔총회 의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2013∼2014년 유엔총회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마카오의 부동산 개발업자를 포함한 중국 기업인들로부터 130만 달러(15억1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애쉬 전 의장의 비리 의혹을 유엔이 별도로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반 총장의 지시에 따라 유엔이 애쉬 전 의장의 비리 사건을 자체 조사하기로 했다”면서 “유엔 관련 부패는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묵과할 수 없다는 게 반 총장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엔 내부감찰실(Organization for Internal Oversight Services)이 감사를 벌이게 된다. 두자릭 대변인은 “오늘 밝힌 것은 첫 조치”라고 말해 조사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엔의 감사는 마카오 부동산재벌 응랍셍의 ‘뭉칫돈’이 애쉬 전 의장에게 전달된 경로를 중점적으로 살피게 된다.

미국 검찰의 공소장에 등장하는 외부 재단과 유엔 내 기구 등 2곳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진다.

두자릭 대변인은 “유엔, ’세계지속가능재단(Global Sustainability Foundation), 그리고 (응랍셍 소유의) 마카오 순키안입 그룹 간 거래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지속가능재단은 ‘유엔 남남협력기구’에 최소 150만 달러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재단은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6명 가운데 한 명인 중국인 쉐리 얀이 대표로, 애쉬 전 의장이 공동설립자이자 명예의장으로 돼 있는 곳이다.

‘유엔 남남협력기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세계지속가능재단과 순키안입 그룹간파트너십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50만 달러는 올해 5월 방글라데시와 8월 마카오에서 각각 열린 두 차례의 유엔 콘퍼런스 지원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2016년 열리는 ‘남남 과학기술 장관급 회의’와 유엔 내 개도국 모임인 ‘77그룹’ 정상회의 준비에도 지원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구는 “지출은 유엔의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맞게 이뤄졌으며, 자금이 유용되거나 옳바르지 않게 사용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면 유엔 창설 70주년 이래 보기 드문 부패 사건으로 기록돼 유엔에 오점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반 총장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유엔총회 의장은 반 총장이 관할하는 유엔 사무처 공식기구가 아니라 회원국 대표들이 돌아가며 맡는 자리이고 사무총장의 권한 밖 자리라는 점에서 반 총장과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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