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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심하고 녹색가래 나오면 감기 아닌 ‘페렴’ 의심

기침 심하고 녹색가래 나오면 감기 아닌 ‘페렴’ 의심

기사승인 2015. 11. 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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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가래 등 감기증세 비슷…단순 감기로 착각하면 염증 악화
감기와 헷갈리는 폐렴1-메인
요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가 형성되고 있다. 만약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2주일 이상 간다면 폐렴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폐렴은 2013년 국내 사망원인 질환 중 6위에 오를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급증한 데는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를 결정적인 이유로 꼽는다.

고령층은 폐렴에 특히 취약하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적당한 휴식만 취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고령자는 폐 기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데다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성인의 사망원인으로 폐렴이 감염질환 가운데 1위였다. 이처럼 폐렴은 고령층에 위험한 질환인 만큼 65세 이상과 만성질환자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주 이상 기침·가래 증상 지속되면 의심
폐렴(감염성 폐렴)은 세균이나 곰팡이 등의 미생물에 의한 폐 감염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콧물이나 환자가 기침할 때 튀는 분비물에 의해 전파된다.

이 균은 평소에도 코와 목의 점막에 늘 존재한다. 환절기에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이 균이 혈액이나 뇌수막에 침투해 ‘패혈증’ ‘뇌수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겨울에는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면서 기관지와 폐점막이 손상을 입는데 그 틈을 타고 폐렴구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폐렴의 초기 증상은 발열·기침·가래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 차이점은 기침을 심하게 하고 가래색이 녹색으로 짙거나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감염원이 상기도를 침범해 발생하는 감기와 폐에 염증이 생겨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폐렴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기 때문.

폐렴의 경우 가래가 끈적해지고 피 혹은 고름 같은 게 묻어 나오기도 한다. 폐를 둘러싼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가슴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구토·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나 두통·피로감·근육통·관절통 등의 전신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고열·의식 저하·혈압 저하·호흡 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약 기침·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또는 가슴통증이 동반되면 폐렴을 의심하고 신속히 병원을 방문한다. 폐렴을 단순 감기로 착각해 감기약만 먹는 경우 염증이 더욱 악화돼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유의할 점은 고령층의 폐렴에선 고열·오한·기침·가래 등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이 초기에 덜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렇더라도 식욕 감퇴나 활동 감소 등의 신체기능 저하를 반드시 동반하므로 당장 호흡기가 나빠지지 않더라도 폐렴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이애라 CM충무병원 내과 전문의는 “65세 이상 고령층은 일단 폐렴에 걸리면 환자의 10명 중 8명 이상에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사망확률도 높아 폐렴으로 인한 사망 환자의 70%는 고령층 환자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65세 이상은 폐렴에 노출되기 전,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5세 이상, 폐렴 예방접종 꼭 맞아야
폐렴인지 여부는 엑스레이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원인 감염원을 찾기 위한 미생물 검사가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주므로 ‘가래 그람 염색 검사’나 ‘가래 배양 검사’를 하고, 필요 시 기관지 내시경을 시행하기도 한다. 폐렴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감염성 폐렴 중에서 독감이나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은 예방 백신이 나와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예방효과를,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세균성 폐렴 중 폐렴구균에 의한 심각한 감염증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독감 예방접종과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동시에 하는 게 효과가 더 좋다. 보건당국은 폐렴구균 감염증 예방을 위해 무료 예방접종을 꼭 받도록 권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2013년 5월부터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크게 ‘다당질 백신’과 ‘단백결합 백신’으로 나뉜다. 백신 뒤에 붙은 13가(프리베나13), 23가(뉴모23 등)의 의미는 예방할 수 있는 폐렴구균의 종류를 말하는데 다당 백신(23가)이 더 많은 폐렴구균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된다. 단백결합 백신은 다당 백신에 비해 항체 역가(생물학적 특성을 갖는 물질의 활성을 측정한 값)가 높고 항체 지속기간이 길기 때문에 예방효과가 좀 더 우수하다.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65세 이상 고령자나 만성 폐질환·만성 심질환·만성 간질환·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는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또한 단백결합 백신과 다당 백신은 그 순서와 접종 간격에 따라 더 높은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다당 백신을 맞은 뒤 충분한 최소 접종기간을 갖지 않을 경우 예방효과가 반감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이 전문의는 “백신 접종은 연구결과에 따라 예방접종 추천 가이드 라인이 변화하고 있으며 연령과 위험도에 따라 추천 스케줄이 다르므로 접종 대상자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후 본인에게 맞는 접종 스케줄을 추천받고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편식을 금해야 한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고 정신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과로나 과음·흡연 등을 피하고 호흡기 감염이 발생한 경우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치료받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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