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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YS 영정 앞에 선 전두환

[투데이포커스]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YS 영정 앞에 선 전두환

기사승인 2015. 11.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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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 조문
10분 남짓 빈소 머무르며 YS 차남 현철씨와 짧은 대화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
전두환 전 대통령(왼쪽)이 25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상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가운데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 /사진 = 공동취재단
“나를 감금할 수는 있어, 힘으로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을, 마음을 전두환이가 뺏지는 못해!”

198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 이후 자신의 사저를 둘러싼 전경들을 향해 외친 말이다. 이 장면은 한국 민주화 역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힌다. 야당 총재 시절엔 목숨을 건 대항으로, 대통령 재임 후에는 군부숙청과 ‘역사 바로세우기’로. 민주주의를 향한 YS의 칼날은 늘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있었다. 결국 YS는 전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고 5·18 광주민주화항쟁과 12·12사태 책임을 물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만들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2010년 8월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을 방문했을 때 전 전 대통령이 함께 초대된 것을 보고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 대통령도 아니데이. 죽어도 국립묘지도 못 간다”라고 면박을 준 적도 있다.

그런 YS가 세상을 떠난 지 나흘째인 25일 오후 3시 40분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전 전 대통령이 들어섰다. 흰 셔츠와 검은 넥타이 차림의 전 전 대통령은 당당한 걸음으로 빈소에 들어와 방명록에 ‘全斗煥’ 세 글자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짧은 글을 적었다.

전 전 대통령은 YS의 차남 현철씨에게 “(김 전 대통령이) 아프신 지 오래됐느냐”며 “(현철씨에게)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시냐”고 물었다. 이에 현철씨는 “전재국 사장(전 전 대통령의 아들)하고 동갑입니다. 잘 압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전 전 대통령은 “난 내 나이만 많은줄 알았는데 애들도 다 나이가 많네. 고생하셨다. 애 많이 썼다. 연세가 많고 하면 다 가게 돼 있으니…”라며 현철씨를 위로했다.

정정한 모습의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 비결을 금연·금주라며 현철씨와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죽음을) 임의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자다가 싹 가버리면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가족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 이상 좋은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빈소에 10분 남짓 머무른 전 전 대통령은 YS에 대한 평가, 26일 영결식 참석 여부, YS와의 관계에 대한 소회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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