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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으로 불리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임원별로 국내외 구분없이 담당 업무를 전담케하는 책임 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내년부터 해외지점 업무는 글로벌사업그룹만 담당하는 것이 아닌 14명의 부행장급 그룹장들이 각 업무에 대해 나눠 관리하게 될 예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행장은 해외시장에서의 수익성 발굴을 위해 경영 체제를 대폭 변화시킬 뿐 아니라 ‘제2의 해외통’을 만들어 (해외)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내년부터 글로벌 사업에 대해 매트릭스 체제로 갈 계획”이라며 “현재 글로벌 사업그룹에서 모든 책임을 지지만 앞으로 국내본점의 각 그룹장들이 책임 운영하며 총괄관리만 글로벌사업그룹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트릭스 체제는 계열사 내의 동일한 업무를 통합해 조직 간 협업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해당 체제가 시행된다면 각 그룹장은 해외지점의 업무도 국내지점과 마찬가지로 전담으로 맡게된다. 이를테면 마케팅·리테일·여신 등을 담당하는 각 임원들은 중국지점도 국내지점과 동일하게 살펴야 한다.
이 같은 업무변화는 ‘해외통’인 조 행장의 특별지시에 의해 이뤄졌다. 올 3월에도 조 행장은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14명의 부행장보 이상의 임원급을 신한은행이 진출한 국가별로 ‘매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업금융부에서 전체적인 채널관리를 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각 임원이 개별 법인을 맡아 동기부여·현지직원 격려·현안파악 등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내년에 시행될 매트릭스 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각 업무에 대한 성과도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이미 각 임원들은 중국 등 주요 진출국가로의 현지출장에 나서 맡은 업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그리고 있다.
조 행장의 이같은 지시는 뉴욕지점장과 글로벌 사업부문 임원을 지내면서 글로벌 채널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연구해온 결과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저성장·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어두워진 국내 은행산업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세계화라는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녹록지 않은 해외진출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유럽·일본 등 시장은 이미 현지은행들의 규모가 크고 금융시스템이 고도로 선진화돼 있다. 중국·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의 경우는 외부충격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을 여지가 있으므로 상시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 같은 업무를 전담하는 관련 전문가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3월 취임한 조 행장은 18개국 82개의 네트워크 확보를 공언한 데 이어 4월 창립기념식에는 “해외 수익 비중을 10%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등 조 행장 취임 후 6개의 네트워크를 설립했으며, 해외수익 비중도 10%에 육박한 상태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글로벌 사업부 관계자는 “매트릭스 체제 하에서는 사업추진이 각각의 그룹으로 나눠져 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질 수 있지만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 부분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