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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정책연구원 |
LVMH 그룹은 4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나 포스코에 못지 않은 수준이다. LVMH 그룹의 제품 자체의 질도 탁월하겠지만 상품의 질로는 이들 제품에 못지않은 제품이 다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많은 제품을 판매하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에 기인하는 것이다. 즉 브랜드가 수익창출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에서는 토지, 생산설비, 유통망 등 유형자산이 기업의 핵심경쟁력 요소였으나 점차 인적자원, 지식, 브랜드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업에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기업의 시장가치에서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2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식산업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시장가치의 대부분은 무형자산이다. 1988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는 기업이미지 개선과 사업다각화를 위해 크래프트(Craft)를 129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브랜드 등 무형자산의 가치가 무려 90%에 해당하는 116억 달러로 평가됐다. 무형자산 중에서도 브랜드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영정책이 기업의 핵심전략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경영전략의 핵심은 차별화이다. 전통적인 차별화 전략은 가격차별이었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가격차별은 단순히 상품의 기능을 소비하는 시대에 적합한 전략일 수는 있겠으나 현대와 같이 이미지와 스토리를 중시하는 기호적 소비의 시대에는 더 이상 고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이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 분야에서는 100년에는 못 미치는 브랜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OEM 방식으로 세계시장의 생산시스템 속에 편입되어 브랜드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와 같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를 다수 볼 수 있다.
그런데 건설업의 경우 해외건설공사의 경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내수산업으로 자타가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고 정부가 건설업을 경기조절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제공하는 편익에 익숙해져 적극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동기를 갖기 어려웠다. 건설업체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아파트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종암아파트나 마포아파트와 같이 지역 명칭만 붙였을 뿐이고 점차 아파트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현대아파트나 럭키아파트의 기업브랜드를 사용하기는 했으나 지으면 팔리는 시절에 기업브랜드는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주택의 초과공급, 분양가 자율화, 질의 동등화, 국민소득 증가 등의 현상으로 미분양아파트가 등장하기 시작하자 건설업체들은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컨셉을 가진 브랜드 아파트를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쉐르빌과 래미안, GS건설의 자이, 대림산업의 아크로빌과 e-편한세상, 현대건설의 하이페리온과 힐스테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건설업 분야의 브랜드 경영은 출발은 늦었지만 다소 희망적으로 볼 수 있는 증거도 있다. ENR이 지난해 평가한 글로벌 건설업체 225개사의 리스트에는 우리나라 건설업체 10개사가, 해외건설업체 225개사의 리스트에는 9개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를 나름대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경영이 단순히 내수 시장만을 목표로 삼는다면 그 의미는 반감된다.
세계는 이미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경을 넘어 모든 국가를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묶여가고 있다. EU, NAFTA 등 거대시장이 출현하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FTA도 독자적인 국가시장의 존립을 어렵게 하며 궁극적으로 WTO 체제하의 단일시장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은 398억 달러의 해외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시장의 수주액의 약 40%에 이르는 수준이다. 무려 70개가 넘은 국가에서 건설공사를 수주한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의 세계화 수준과 국제경쟁력을 가늠하게 해 주는 객관적인 지표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건설업체들은 내수시장은 물론 기왕 해외진출의 물꼬를 활발하게 튼 마당에 브랜드 경영을 심화하는 경영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