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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경제=지하경제’ 인도·베네수엘라 이어 호주도 고액권 폐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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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 기자

승인 : 2016. 12. 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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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서남부 산 크리스토발의 한 은행 밖에서 시민들이 14일부터 사용이 금지될 100볼리바르 지폐를 교환입금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출처=/AFP, 연합뉴스
호주가 인도에 이어 ‘현금 경제’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파이낸셜리뷰(AFR)는 14일(현지시간) “호주 정부가 현금 경제 단속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다”면서 오는 19일 호주의 가장 고액권인 100호주달러의 폐기 여부를 결정하고 특정 금액 이상 현금 지불을 막는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조세당국의 추적을 피해 현금으로 통용된다는 이유로 현금 경제(cash economy)라고도 불리는 호주 지하경제의 규모는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1.5%, 즉 210억 호주달러(약 18조 3573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현금경제 단속 대상에는 중대한 금융범죄 및 돈세탁에서부터 조세를 피해 현금이 오가는 자동차·집 수리 등의 각종 사업과 추적되지 않는 공유경제 활동의 수입까지 포함된다.

또한 선량한 납세자에게 피해를 주는 ‘복지 사기(welfare fraud)’도 새 TF팀의 단속대상이 된다. 복지사기란 집에 현금을 숨기고 각종 수입과 지출을 모두 현금으로 처리하는 등 정부 당국에 자신의 경제활동을 드러내지 않고 복지제도를 신청해 보조금·연금·세금혜택 등을 받는 위법행위를 가리킨다.

고액권인 100호주달러의 유통금지 방안도 논의된다. 호주 정부에 따르면 100호주달러는 3억 장 가량 유통됐으나 시중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위법행위나 탈세 혹은 테러활동 지원에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호주에서도 현재 전자결제시스템의 사용이 점점 늘고 있어 100호주달러의 폐기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호주와 마찬가지로 지하경제 및 탈세·위조지폐 근절을 이유로 인도 정부가 기존 500·1000루피 지폐의 통용을 중단하고 새 화폐를 발행한 지 한달이 넘었지만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각종 폐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인도의 소기업들이 화폐개혁으로 인한 충격을 견딜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시중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자재를 구하거나 직원의 임금을 주는 등의 활동이 마비돼 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다. 대규모 공장의 경우에도 전체적인 소비위축 탓에 장기휴가를 주거나 조업일수를 줄이는 제조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갑작스런 화폐개혁으로 인한 충격으로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의 8%대에서 7%대로 내려 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금 대신 쓸 수 있는 신용카드가 없고 은행계좌도 없는 저소득층이 가장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남미 베네수엘라도 갑작스럽게 가장 흔하게 쓰이는 고액권 지폐의 유통을 금지해 서민들이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14일까지 가장 많이 쓰이는 100볼리바르 지폐의 통용을 금지한다고 불과 시한의 3일 전인 11일 발표해 논란이 됐다. 화폐개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도 구권을 신권으로 교체하는 기한을 50일로 잡은 바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치가 현금을 축적해 온 마피아 등 지하 조직에 타격을 주고 고액권을 발행해 베네수엘라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추락을 거듭해 가치가 2센트(약 230원)에 불과한 베네수엘라의 100볼리바르 지폐가 이날 오후 지하시장경제 가치로 17% 반짝 오르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갑작스런 화폐 개혁은 인도와 마찬가지로 은행계좌 없이 현금만을 소지한 빈곤계층이 가장 타격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13일에도 베네수엘라에서는 구권이 될 지폐를 교환하거나 입금하기 위해 시민들이 은행 앞에서 하루종일 줄을 섰다.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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